[집중분석] 왜 DB 버튼이 전랜 셀비를 압도했을까

2017-12-07 21:24:22

DB 디온테 버튼. 사진제공=KBL

조시 셀비(전자랜드)와 디온테 버튼(DB).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 2순위로 지명받은 외국인 선수다.

그들의 행보는 흥미롭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드래프트 지명 직전까지 고민했다. 선택은 셀비였다. 애초 1순위 감으로 꼽혔던 버튼을 DB는 고민없이 지명했다.

두 선수의 행보는 많이 어긋나 있다. 버튼은 'DB 태풍'의 주역이다. 그의 이름 약자(DB)가 소속팀과 똑같은 것까지 화재가 되며 DB 팬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 반면 전자랜드 셀비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전자랜드가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을 때, '버튼'의 기회비용까지 언급하며 셀비의 플레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두 선수의 결정적 차이는 뭘까. 그 '단초'를 7일 치악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DB와 전자랜드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일은 다르다

전체적 커리어는 셀비가 더 낫다. 캔자스대를 거쳐 2011년 2라운드 49픽으로 NBA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지명됐다. NBA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리그에서 올스타 2회(2015, 2017년)에 뽑히면서 기량을 검증받았다.

반면 버튼은 네베다 대학을 거쳐 NBA에 지명받지 못했다. 워싱턴 위저즈 서머리그를 거쳐 새크라멘토 킹스와 계약했지만, 곧바로 방출됐다. 그리고 KBL 리그 DB로 왔다.

프로 경험이 없는 버튼은 검증되지 않았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마지막 고심 끝에 버튼을 외면하고 검증된 셀비를 선택한 이유였다.

고교 시절 셀비는 강력한 득점력을 가진 공격형 포인트가드였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경기당 평균 2개 정도. 하지만 다양한 테크닉으로 강력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반면 버튼은 가드 포지션이었지만, 멀티 플레이어였다. 고교 시절 경기당 평균 20득점, 5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상회하는 기록을 올렸다.

즉, 득점에 특화된 셀비와 멀티 플레이어 특성을 장착한 버튼은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다르다. 두 선수가 KBL에서 희비가 엇갈린 가장 결정적 원인이다.



▶기록과 영향력은 달랐다

셀비는 이날 전체적으로 슈팅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22분57초를 뛰면서 19득점, 2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버튼의 슈팅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3점슛을 단 1개밖에 시도하지 않았다. 30분37초를 뛰면서 23득점, 10리바운드, 1어시스트. 4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출전시간별 기록을 보면 비슷했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는 3쿼터에 나타났다. 셀비는 한마디로 DB의 수비를 제대로 공략했다. 3쿼터 들어 속공을 전개한 뒤 박찬희에게 어시스트를 연결했다. 원맨 속공을 성공시켰고, 미드 레인지에서 2개의 슛을 넣었다. 이후 3점포까지 넣었다. 37-42로 뒤진 전자랜드는 셀비의 맹활약으로 51-50까지 추격했다. 3쿼터 셀비가 5득점, 4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버튼은 5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개의 턴오버도 있었다.

문제는 보이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셀비는 볼이 있어야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볼호그' 기질이 다분하다. 실제, 셀비가 볼을 잡을 때 선택지는 두 가지다. 슛을 넣거나, 죽은 패스를 건넨다. 볼이 없을 때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전자랜드의 밸런스를 깨 버린다. 박찬희와 공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핵심적 이유.

반면 버튼은 기본적으로 상대 빅맨이나 포워드의 수비에 전념한다. 공격 시 패싱은 매우 날카롭다. 그가 직접 어시스트를 하지 않아도, 이후 패스에서 득점 찬스가 생긴다. 볼 없을 때 움직임이 매우 좋다. 농구 센스 자체가 셀비보다 한 수 위다. 소위 말하는 '미끼'가 되면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다.

3쿼터 DB는 버튼보다는 두경민과 로드 벤슨의 2대2 공격이 매우 효율적이었다. 3쿼터 막판 의미있는 공격이 나왔다. 두경민이 버튼의 스크린을 받고 길게 돌아서 골밑으로 돌진. 버튼은 외곽에 머무르며 패스를 받으려는 자세를 취했다. 이때 골밑으로 침투하던 벤슨에게 두경민이 패스를 연결, 손쉽게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셀비의 나홀로 플레이에 전자랜드 공격 밸런스를 깨졌다. 죽은 패스를 건네면서 전자랜드 전체적 3점슛 성공률은 3쿼터 20%(5개시도 1개 성공)에 불과했다. 셀비의 돌파에 적응된 DB 수비는 두 차례 블록슛을 하기도 했다.

결국 셀비가 압도한 것처럼 보였던 3쿼터에 셀비의 출전시간 득실점 마진은 -4. 버튼은 +4였다.

▶동부의 시너지 VS 전자랜드 딜레마

결국 4쿼터 승부처에서 전자랜드는 셀비를 쉽게 낼 수 없다. 4쿼터 브랜든 브라운이 먼저 나왔다. DB는 벤슨이 4쿼터 먼저 나왔지만, 6분46초를 남기고 버튼이 나오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슈팅 컨디션이 불안했던 버튼은 집요한 골밑 공략과 효율적 패스, 그리고 골밑 리바운드에 의한 득점으로 승부처를 이겨냈다.

사실 DB의 경우 토종 에이스는 두경민이다. 그러나 아직 완벽한 에이스는 아니다. 뛰어난 돌파와 좋은 슈팅 능력이 있지만, 게임 리딩은 부족하다. 김태홍 서민수 등도 좋은 활동력과 슈팅 능력을 지녔지만, 1대1 능력은 좋지 않다. 이런 불완전한 토종 선수들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살리는 역할을 버튼이 한다. 4쿼터 막판 탁월한 집중력에 의한 클러치 능력은 또 다른 장점. 결국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게 생긴다. DB의 돌풍이 '태풍'으로 변하고 있는 이유다.

반면, 셀비는 4쿼터 2분3초를 남기고 투입됐다. 하지만 곧바로 브라운과 교체됐다. 승부처에서 기회 자체를 받지 못했다. 팀동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공격 밸런스를 흐트러 뜨리는 셀비의 경기력 때문이다. 물론 경기 자체를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한 득점력을 지녔다면, 셀비의 플레이는 충분히 KBL 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 그러나 2% 부족한 게 사실이다.

출전 시 득실점 최종 마진은 버튼 +14, 셀비 -16이었다. DB가 전자랜드를 82대75로 눌렀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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