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1위 CU, '상생 협약' 발표 후 점주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불만 토로…말로만 '상생'?

2017-12-08 08:47:32

편의점업계 1위 CU(씨유)가 최근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생 협약'(이하 상생 협약)을 발표했지만 점주들이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상생 협약은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CU가맹점주협의회와 4개월여에 걸친 협의 끝에 탄생된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홍보했지만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 'CU 본사와 점주 협의회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까지 진행 중이어서 업계 1위의 자존심은 심하게 구겨지게 됐다.

더욱이 상생 협약에 불만을 드러낸 점주들은 조만간 'CU 상생 협약 거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등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라, 이번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BGF리테일 측은 비대위와의 토론이나 협상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어 점주들과의 '상생'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CU가 점포수 1만2359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GS25(1만2309개), 세븐일레븐(9195개), 이마트24(2376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CU의 상생 협약은 날치기·생색 내기?

BGF리테일은 지난 1일 CU가맹점주협의회와 가맹점 생애 관리 프로그램 도입으로 연간 800억~900억원 지원, 점포 운영 시스템 고도화에 5년간 총 6000억원 투자, 스태프 지원 기금 조성 및 기초 고용 질서 준수 등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중 가맹점주에 대한 직접 지원안은 가맹점 생애 관리 프로그램 도입이다. 신규 점포 최저 수입 보장액 120만원 증액, 신규 점포 월 최대 30만원의 폐기지원금 신설, 기존 점포 전산·간판 유지관리비 지원, 가맹 수수료율에 따른 심야 전기료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한다. 이번 '상생 협약'은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올해보다 16.4% 오르는데 따른 지원안이다.

하지만 CU 가맹점주들은 '상생 협약'이 발표되자마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원안이 신규 점포에 치중됐고 기존 점포에 대한 지원 내용은 기대이하라는 것. 특히 경쟁사인 GS25가 지난 7월 발표한 상생안보다 턱없이 미흡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GS25는 최저 수입 보장 규모를 신규점포, 기존점포 모두 기존 최대 연 5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인상했다. 또 심야 전기료를 100%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CU 상생안에 따른 심야 전기 지원율은 점포 계약사항에 따라 다르지만 4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산·간판 유지관리비 지원의 경우 월 4만~5만원 선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져 '안 받느니만 못한 지원'이라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상생안은 가맹점 수익성 향상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합의의 결과물이다"며 "가맹점 상황에 맞춘 '가맹점 생애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모든 점포의 여건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생 협약이 만들어진 과정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BGF리테일 측은 CU가맹점주협의회의 4개월여에 걸친 치열한 협의의 결과물이라고 밝혔지만 점주들은 "본사에 우호적인 극소수의 점주들만 모아놓고 진행했다"며 '날치기 협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BGF리테일 측은 "상생 협약을 함께 준비한 CU가맹점주협의회는 전국 가맹점주들이 직접 후보에 지원하고 투표해 만든 독립 기구다"며 "인적구성과 운영 방식 모두 위원회 스스로 정하는 등 가맹본부의 간섭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청원에도 대답 거부한 CU, 말로만 상생?

상황이 이렇다보니 점주들은 답답한 마음에 이 문제를 청와대 청원 게시판으로 가져갔다. 지난 1일 시작된 'CU 본사와 점주 협의회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은 점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7일 오전 10시 현재 청원 참여 1395명을 기록 중이다.

관련 게시판에는 '겉만 번지르하고 상생이 아니고 생색이야' '정부시책에 맞추어 흉내만내고 모든 회의는 비밀로 붙이기로 서약받는 등 홍보만 열을 올린다' '이게 상생안이냐, 살생안이다' '말이 몇 천억이지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은 10만원 정도의 금액이다' '상생안은 우리들을 죽이는 내용' 등 조사를 바라는 내용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상생안에 반발하는 점주들은 비대위까지 구성 중이다. 이미 500여명의 점주들이 비대위 합류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져 이번 상생안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이들은 조만간 총회를 갖고 의견을 취합해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점주들이 대규모로 발끈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CU의 경우 다점포 비중이 업계 최고인 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점포란 한 점주가 2개 이상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것을 뜻하며, 이 중 대부분이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해 24시간 운영하는 형태(풀오토 매장)로 운영되고 있다. 업체별 다점포 비율은 CU가 37%(3825개)로 가장 높고 GS25 31.3%(3214개), 미니스톱 26.2%(590개), 세븐일레븐 25.4%(2108개)의 순이다.

NH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기준 풀오토 매장의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최저임금 6470원 기준, 주휴수당 및 4대 보험비 포함 수치)이다.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로 파악된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 최저임금이 인상돼 월 인건비가 675만원으로 증가하면서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이럴 경우 점주들은 24시간 영업을 포기하거나 점포 1개만 남기고 나머지 점포를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불안감에 다수의 CU 점주들은 이번 상생 협약에 최저임금 문제를 비롯해 여러 변화에 대응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돌아온 것은 생색내기용 뿐이라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BGF리테일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보여주고 있는 태도다. 청와대에 올라온 국민청원은 물론이고 비대위의 단체행동 예고까지 철저히 무시하는 듯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BGF리테일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상생 협약과 관련해 국민청원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또 비대위와의 대화 역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이 그동안 줄기차게 내세웠던 점주들과의 '상생'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 외침이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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