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스타]'피겨왕자'와 '점프괴물'의 '쿼드러플 전쟁', 기적에 도전하는 차준환

2018-02-14 07:29:13

하뉴 유즈루. ⓒAFPBBNews = News1

"남자 싱글 역사상 가장 재밌는 올림픽이 될 것이다."



'피겨황제' 예브게니 플류셴코(러시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스타들이 빠진 지금, 이번 대회 얼굴은 모두 피겨에 집중돼 있다. 하뉴 유즈루, 우노 쇼마(이상 일본), 네이선 첸(미국),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 패트릭 챈(캐나다) 등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슈퍼스타들이 강릉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점프 경연을 예고하고 있다. 입장권이 가장 먼저 매진된 종목도 남자 싱글이었다.

마침내 대망의 문이 열린다. 16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역시 눈길이 가는 것은 '피겨왕자' 하뉴와 '점프괴물' 첸의 대결이다. 둘은 차원이 다른 실력과 탁월한 스타성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열린 하뉴의 공식기자회견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 취재진이 몰렸다. 하뉴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영어, 일어, 한국어, 불어, 러시아어로 작별인사를 건넸다.

하뉴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 남자 싱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까지 의심할 여지 없는 최강자였다. 정확성과 예술성을 고루 겸비했다는 평가다. 2013~2014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4년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쇼트프로그램(112.72점)과 프리스케이팅(223.20점), 총점(330.43점) 최고점 기록도 모두 가지고 있다. 귀공자같은 외모로 많은 팬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에서 하뉴를 보기 위해 찾은 일본팬은 4000여명에 달했다.

딕 버튼(미국·1948, 1952년 대회) 이후 66년 만에 2연패에 도전하는 하뉴. 문제는 역시 컨디션이다. 하뉴는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4차 대회를 앞두고 오른 발목을 다쳤다. 하뉴는 이후 모든 대회를 포기하고 올림픽에만 집중했다. 몸상태는 회복했지만 아무래도 감각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뉴는 트리플 악셀은 3주 전, 쿼드러플 점프는 2주 전부터 뛰기 시작했다. 하뉴는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매일 내가 해야할 것에 대해 생각했고 준비도 충분히 했다. 꿈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생각만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뉴가 빠진 올시즌은 첸의 세상이었다. 첸은 '점프괴물'로 불린다. 첸은 4회전 점프 5종(러츠, 플립, 살코, 루프, 토루프)을 모두 실전에서 선보인 최초의 선수다. 그는 쇼트에서 2위, 프리에서 5회, 총 7개의 4회전 점프를 구사한다. 기초점수만 17.90점에 달하는 '역대 최고 난이도'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은 그만의 무기다. 발레와 체조로 갈고 닦은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첸은 시니어 데뷔 2년만에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예술성까지 부쩍 좋아진 모습이다.

첸은 모의고사에서 이미 하뉴를 두 차례 꺾었다. 지난해 4대륙 선수권에서 총점 307.46점으로 303.71점을 받은 하뉴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도 하뉴를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하뉴가 빠진 그랑프리 파이널도 당연히 첸의 몫이었다. 하지만 첸은 지난 9일 열린 팀 이벤트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거듭하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물론 100%는 아니었지만, 연습부터 불안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밖에 이번 팀 이벤트 남자 싱글 쇼트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넘긴, 쿼드러플 점프와 표현력으로 무장한 일본의 신예 우노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유럽 최강자' 페르난데스, 이번 팀 이벤트에서 부활한 모습으로 캐나다에 금메달을 안긴 챈, 쿼드러플 점프 전쟁의 서막을 연 세계선수권 3위 진보양도 주목할 선수들이다.

이런 쟁쟁한 별들 틈바구니 속에서 '남자 김연아' 차준환은 '톱10'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팀 이벤트에서 한국의 첫 주자로 나서 77.70점을 얻었다. 시즌 최고점이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한 감기몸살에 시달리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높은 집중력으로 올림픽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점프에서 개선 여지가 남아 있는데다 프리스케이팅에 많은 공을 들인 만큼 의외의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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