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발품스토리]'흥민-희찬-승우' AG 유력 공격수들 현주소는

2018-04-17 18:12:01



[ 런던(영국),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베로나(이탈리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남자 축구다. 한국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학범 감독을 수장으로 세운 남자 축구 대표팀은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동시에 현재로서는 '역대급' 공격수들이 함께 뛸 가능성이 크다. 바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이다. 앞으로 한국 축구의 10년을 책임질 이 선수들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현장에서 그들의 현주소를 따져봤다.



▶에이스, 성숙해지다

14일 영국 런던 웸블리. 토트넘은 맨시티와의 리그 홈경기에서 1대3으로 완패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 교체로 들어갔다. 추가시간 포함 30분 정도를 뛰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손흥민을 만났다. 물론 아쉬운 표정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 것은 그의 '태도'였다.



"전반전에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어요. 맨시티를 보면서는 축구를 저렇게 쉽게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우리팀도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했죠. 우리팀과 맨시티를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한국 축구의 에이스다. 동시에 토트넘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맨시티전 선발 출전 실패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담담했다. 물론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이제 여기에 대처하는 법을 알게 됐다. 배움을 통해서였다.

배움. 손흥민의 '평생 화두'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벤치에서 출발하는 아쉬움은 누구보다도 컸다. 그럼에도 경기 시작 후에는 100% 집중했다. 자신의 선발 출전 불발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맨시티의 경기력에 감탄했으며, 자신들의 팀으로부터도 많은 것을 배웠다.

그동안 경험치를 쌓아올렸다. 출전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감독의 선택을 기다릴 뿐이었다. 한 경기씩, 한 시즌씩 지내면서 '여유'를 터득했다.



"언제나 경쟁은 어느 팀에서든 있어요. 경쟁으로 선수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못나가면 슬프고 기분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에요. 선수가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해요. 기회가 왔을 때 잡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해요."(3월 22일 허더스필드전 2골 넣은 뒤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은 성숙해졌다.



▶황소, 자신의 시작을 알리다

'황소' 황희찬은 유럽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12일 황희찬이 뛰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로 갔다. 잘츠부르크는 라치오와 2017~2018시즌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가졌다. 1차전에서 잘츠부르크는 2대4로 졌다. 4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승리, 그것도 2골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다.

경기 전 중계카메라는 황희찬을 계속 잡았다. 그는 1차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골이 필요한 잘츠부르크로서는 황희찬에게 기대를 걸었다. 적중했다. 황희찬은 시종일관 라치오 수비진을 괴롭혔다. 저돌적인 돌파와 폭넓은 움직임 등을 선보였다.

쐐기골도 박았다. 2-1로 앞서던 후반 29분 강력한 압박을 통해 상대 수비수에게 가는 볼을 낚아챘다. 저돌성이 돋보였다. 이어 바로 슈팅, 골을 박았다. 이 골로 라치오는 추격의 의지가 꺾였다. 2분 후 잘츠부르크는 한 골을 더 넣으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4대1.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클럽 최초로 유럽대항전 4강에 올랐다. 경기 후 중계 화면은 황희찬을 잡았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이름을 유럽에 알렸다.

황희찬을 만났다. 앳된 티가 여전한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네요."



그러면서 유럽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검증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4강 무대에 나서는 팀은 차원이 다른 강팀들이잖아요. 물론 우리도 4강에 올라왔어요.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어요."



▶미래, 생존의 열쇠를 찾고 있다.

'나오지도 않는데 왜 이탈리아까지 가서 시간 낭비, 돈 낭비를 하는지 모르겠다.'

8일 베로나와 칼리아리의 경기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이었다. 이탈리아 베로나 스타디오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 그곳에 이승우는 없었다. 벤치를 달구다가 90분 경기를 끝냈다. '댓글'대로 현장까지 간 보람이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승우의 변화를 확인했다. 우선 몸이 달라져있었다. 몇 달 전 현장에서 만났을 때는 '소년'이었다. 이 날 소년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몸을 키웠다. 정확하게 말하면 키우고 있었다. 생존을 위한 열쇠였다. 물론 다른 열쇠도 찾아야하겠지만.

피지컬은 자신의 약점이었다. 프로 초반 몸싸움을 펼치면 튕겨나가곤 했다. 시간이 필요했다. 이승우는 웨이트트레이닝의 비중을 높였다. 훈련 후 집에 와서도 지하 훈련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했다. 근육량을 늘렸다. 그리고 계속 늘려나가고 있었다.



"살아남아야지요. 경기장에서 보여드려야 합니다. 더 노력하고, 더 땀을 흘리고 있어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계속 열심히 할거에요."



이 한마디의 울림은 컸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생존을 위해 오늘도 바벨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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