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 포백?' 신태용 감독은 센터백 6명을 모두 데려갈 수 있다

2018-05-16 08:13:18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월드컵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14/

역시 고민은 수비였다.



14일 공개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엔트리에는 그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 라인이 가장 고민이 많았다. 생각지도 않았던 부상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신 감독은 무려 12명의 수비수를 선발했다. 골키퍼 3명을 포함한다면 28명의 엔트리 중 절반 이상을 수비에 할애한 셈이다.

눈여겨 볼 것은 중앙 수비다. 확실한 주전으로 분류됐던 김민재(전북)가 부상으로 제외되며, 신 감독을 가장 골치아프게 했던 포지션이다. 신 감독의 선택은 '6명'이었다. 김영권(광저우 헝다) 권경원(톈진 취안첸)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 윤영선(성남)에 '깜짝 카드'로 오반석(제주)을 택했다.

오반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반석은 말그대로 깜짝 발탁이었다. 오반석은 단 한번도 A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다. 국내파를 최종적으로 실험했던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과 올 1월 터키전지훈련에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에서도 한번도 거론된 적이 없다. 신 감독이 그런 오반석을 막판 깜짝 발탁한 배경에는 '스리백'이 있다.

오반석의 소속팀 제주는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스리백을 수비 전술로 택하고 있다. 매 시즌 많은 실점으로 고생하던 제주는 스리백 도입과 함께 짠물 수비로 거듭났다. 오반석은 그 스리백의 핵심이다. 스피드와 빌드업은 다소 떨어지지만, 공중볼과 투쟁력, 측면 장악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물론 포백도 소화할 수 있지만, 스리백에 능한 오반석을 발탁했다는 것은 스리백이 플랜A로 올라설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 감독 역시 "센터백 선수들을 많이 뽑은 것은 3백과 4백을 같이 들고 가기 위해서다. 경쟁을 하면서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스리백에 메인 전술로 떠오를 경우, 6월4일 제출해야 하는 23인의 최종엔트리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 예상된 23인 구도는 4-4-2에 기반을 뒀다. 3명인 골키퍼를 제외하고, 포지션별 복수선발을 기준으로 했다. 하지만 신 감독이 플랜A를 바꿀수도 있다고 천명하며, 구도가 더 복잡해졌다. 3-4-3, 3-5-2, 4-2-3-1 등 어떤 포메이션을 플랜A로 삼느냐에 따라 포지션별 할당량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의외로 선발된 센터백 모두가 러시아로 갈 수도 있다.

일단 신 감독의 성향에 힌트가 있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과 2017년 U-20 월드컵을 볼 필요가 있다. 신 감독은 두 대회에서 모두 수비진을 대거 선발했다. 리우올림픽에서는 센터백 자원 5명과 윙백 3명, 총 8명을, U-20 월드컵에서는 센터백 자원 5명에 윙백 자원 4명, 총 9명을 선발했다. 모두 정확히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절반에 달하는 숫자였다. 연령별 대회인 리우올림픽은 골키퍼 2명 포함 18명, U-20월드컵은 골키퍼 3명 포함 21명을 엔트리로 한다.

신 감독은 센터백을 특수 포지션으로 여긴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전문가가 아니면 소화가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월드컵에서도 그 성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강호들과 맞붙어야하는 만큼 상황에 따른 맞춤형 수비 전술이 중요하다.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어떤 선택을 하든지, 일단 다양한 센터백 자원을 확보해둘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멀티플레이어의 존재다. 신 감독은 이번 최종엔트리를 발표하며 박주호(울산)와 고요한(서울)을 수비수로 분류했다. 둘은 윙백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와 윙까지 소화할 수 있다. 둘을 선발할 경우, 미드필드 숫자를 줄일 수 있다. 늘어난 센터백 숫자를 상쇄할 수 있다. 만약 왼쪽에 김민우(상주) 박주호, 오른쪽에 고요한 이 용(전북)이 선발된다면, 스리백시에는 김민우 고요한, 포백시에는 박주호 이 용이라는 이원화도 가능해진다. 물론 왼쪽은 김진수(전북)의 회복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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