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박지성이 평가하는 월드컵과 후배들 향한 조언(영상)

2018-05-16 15:31:39

2018 러시아월드컵 중계를 맡은 SBS 박지성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의 기자간담회가 16일 오후 서울 SBS 사옥에서 열렸다. 박지성 해설위원이 환하게 웃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16/

'한국 대표팀 레전드' 박지성이 해설위원 데뷔전을 치른다.



박지성은 16일 SBS 방송국에서 2018년 러시아월드컵 간담회를 가졌다. 러시아월드컵 기간 동안 SBS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박 위원은 이 자리에서 전력 평가와 함께 선수단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신태용 감독이 본인이 원하는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심어주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현재로선 16강 진출 가능성을 50% 이하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위원과의 일문일답.

-해설위원으로서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나.

▶해설위원으로 이 자리에 앉게 돼 어색하다. 하지만 월드컵이 전세계 축제인 만큼 그 한 부분으로 대회를 즐기고 싶다. 많은 한국팬들이 월드컵을 즐길 수 있게 좋은 해설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즐거움이 배가 될 수 있게 하겠다.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몇 퍼센트라 생각하나.

▶안정환 이영표 해설위원이 말한 걸 봤다. 나 역시 정확히 확률을 얘기할 수는 없다. 현재 상태로는 50%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항상 이변이 생겼었다. 팬들이 그런 이변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준비를 잘 하느냐, 또 팬들이 얼마나 응원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나.

▶최종 예선에서 대표팀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 선수들이 가진 부담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경기와 대회를 즐겼으면 좋겠다. 월드컵에 참가해 경기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혜택이고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어릴 때부터 꿈 꿔왔던 대회일 것이다.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부상 없이 무사히 마쳤으면 좋겠다.

-해설위원으로 보는 한국의 관전 포인트는.

▶3월 평가전에서 봤을 때 패스를 추구하는 경기를 했다. 이번에 부상으로 엔트리가 바뀌었다. 남은 기간 동안, 플랜B를 잘 활용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 생각한다. 수비 조직력에서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개별적으로 봤을 때 주목할 만한 선수는.

▶선수들이 현재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손흥민은 단연 주목받을 선수다. 많은 분들을 기대하게 할 만한 능력들을 보여줬다.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손흥민도 부담을 많이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4년 전과 그게 다른 부분이라 생각한다.

-손흥민과 선수 시절 본인을 비교하면.

▶나와 기록적으로 차이가 많이 난다. 손흥민은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유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선수다. 이번 대표팀에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무기이다. 잘 활용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수비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11명 전원의 수비'를 얘기한다. 선수 시절 경험을 되돌아 보면 어떻게 구현해야 하나.

▶부상 선수들이 있다. 신태용 감독님이 추구하는 팀으로서 얼마나 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본인이 원하는 수비 조직력을 심어줄 수 있느냐다. 어떤 전술을 가지고 팀을 이끌어 나가고, 그동안 얼마나 소통을 잘해왔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까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승우가 깜짝 발탁됐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최종 명단은 아니지만, 같이 훈련하면서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개인 기량, 스피드가 상당히 뛰어나다. 지금 대표팀 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확실한 색깔이 있는 게 이승우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기성용이 주장 박지성을 닮고 싶다 했다.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나도 대표팀 당시, 주장을 할 것이라 생각을 못했었다. 처음에 고민이 많았다. 나는 지금까지 주장들이 어떻게 해왔는지를 생각했다. 그 장점을 어떻게 흡수할까 했다. 역대 주장들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기성용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어떤 조언을 하기보다는 스스로 경험하고 봐왔던 주장들의 모습을 보면서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낼 것이다. 이미 주장으로 보낸 시간들이 있다. 좋았던 시절, 안 좋았던 시절을 모두 경험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주장을 하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좋은 주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큰 조언이 없어도 될 것 같다.

-팀 동료였던 차치리토도 멕시코 예비 명단에 올랐다.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지.

▶치차리토는 위치 선정과 골 결정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문전, 페널티박스 안에서 얼마나 잘 막느냐가 중요하다. 침투 능력과 움직임도 뛰어나다. 수비진 전체가 이 선수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눈에서 놓치지 않아야 한다. 피지컬에서 강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선 큰 걱정을 하진 않는다.

-멕시코를 평가하자면. 멕시코전 예상 성적은.

▶3월 평가전을 봤는데,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스리백을 쓰면서도 공격적으로 한다. 찾아 보기 힘든 포메이션이다. 압박의 강도, 스피드 등이 주의해야 할 점이다. 개인적인 바람을 포함해 무승부라고 생각한다.

-아내가 어떤 조언을 해주나.

▶특별한 조언을 해주긴 했다. 리허설도 들었다.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팬들은 이미 내 생각을 통해 말이 나온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냥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게 시청자 입장에서 더 좋을 것이라 말해줬다.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있어서 열심히 훈련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 많은 악성 댓글, 부담감과 싸웠다. 큰 대회에 나갈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가는지.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예전에 이 정도로 인터넷이 발달했었다면,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을 것이다. 미디어 변화도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 얼마나 준비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떨어진 자신감을 억지로 끌어 올릴 수는 없다. 평가전을 통해 잘한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모두 프로 선수다. 결과로 판단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직접 보여줘야 할 부분이다.

-4강 후보와 결승전을 예상한다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은 없다. 브라질, 독일, 프랑스, 그리고 한 자리는 이변의 팀을 예상한다. 브라질을 우승 후보로 본다. 결승전 상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이청용이 예비 명단에 포함됐다. 월드컵 세 번째인데, 현지와 한국의 반응에는 온도차가 있다.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개인 능력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선수다. 경기를 많이 못 뛴 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의문점이다. 최종 23명의 명단을 꾸렸을 때, 모두가 출전할 수는 없다. 15~17명 정도의 선수들이 뛸 것 같다.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신태용 감독의 판단이다. 그래도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경험들은 분명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경기장에서 부담을 떨치고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좋은 역할을 할 선수다. 23인이 결정된 뒤에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훈련 기간 동안 기량을 증명해야 한다.

-해설자로 비판해야 하는 입장인데.

▶잘못된 판단에 대해선 당연히 지적할 필요가 있다. 경기장 안에서 보는 것과 위에서 보는 것은 차이가 있다. 해설을 해도 개인 능력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말도 안 되는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 위에서 봤을 때, 아래서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지적은 선수들도 이해해줄 것이다. 많은 지적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본인의 해설 컨셉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영표 안정환 해설위원도 해설을 하면서 컨셉이 생겼다. 나도 잘 할 수 있는 걸 리허설을 통해 찾고 연습을 하고 나서 팬들에게 보여주면, 시청자분들이 판단을 내릴 것이다. 그런 부분을 더 강화하면서 월드컵 해설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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