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슈퍼매치'에 잠까지 설치는 서울-수원 유스 선수들, 프로 선배보며 꿈 키우다

2018-05-17 05:20:00



FC서울 유스팀인 오산고 좌측 풀백 전우람(3학년)은 지난 12일 잠을 설쳤다. 수원 삼성 유스팀인 매탄고와 2018년 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A권역 경기를 앞둔 날이었다. 전우람은 "매탄고와 라이벌 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1주일 전부터 라이벌전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경기 전날 잠자리에선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잠을 설칠 정도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불과 일주일 전 프로 선배들이 K리그에서 충돌했다. 역대 85번째 슈퍼매치(K리그·컵대회 기준)가 펼쳐졌다. 환희는 서울의 몫이었다. 2대1로 수원을 제압했다. 전우람은 선배들의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전우람은 "한국 최고 구단인 FC서울 유스 선수로 큰 자부심을 느끼며 뛰고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팀 내 최고참이다 보니까 강한 책임감을 많이 가지며 뛰고있다"고 말했다.

'리틀 슈퍼매치' 다웠다. 이날 비가 주룩주룩 내렸지만 관중들이 꽤 많았다. 가족, 지인들 뿐만 아니라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대학교 감독들과 에이전트들이 우산을 쓰고 관전했다. 족히 100명은 돼 보였다. 에이전트 A씨는 "주말리그에 이렇게까지 관중이 많이 모인 건 오랜만에 봤다. 선수들이 이런 뜨거운 분위기를 느껴야 프로에 가서도 많은 관중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팀 경기 속도는 여느 프로 경기 못지 않았다. 빨랐다. 물을 흠뻑 먹은 그라운드 덕분이었다. 그라운드 곳곳에 물이 고여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지만 공격적이고 조직적인 플레이가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펼쳤다. A권역 1, 2위를 다투고 있는 터라 우중혈투를 벌였다.

선수들이 이렇게 이를 악물고 뛰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선배들 처럼 훌륭한 프로 선수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롤모델들이 나오면서 유스 선수들의 꿈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서울에선 황현수 황기욱 윤승원 등이 유스 출신으로 어린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수원에선 권창훈 유주안 전세진 등 유스 출신 선수들이 프로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수원은 K리그1 구단 중 가장 높은 34.2%(38명 중 13명)를 유스 출신 선수들로 구성했다. K리그2(2부 리그)에선 부산이 압도적이다. 총 35명 중 12명(34.3%)을 유스 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주승진 매탄고 감독이자 수원 유스 총괄 디렉터는 "이미 골키퍼 박지민은 국내 최초 준 프로계약을 했고 다른 공격수도 1군과 훈련을 계속해서 하며 내년 프로행을 노리고 있다. 권창훈 전세진 같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줘야 어린 선수들에게는 꿈이 생기고 목표의식이 더 고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원은 프로 팀부터 유스 팀까지 하나의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프로에 가서도 유스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유스 출신 비율은 22.2%(36명 중 8명)로 중위권에 속하지만 인프라는 따라올 팀이 없다. 전우람은 "최고의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최고의 지도자 밑에서 축구를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많이 본 뉴스

PC버전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