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좁디좁은 주심ST존 버텨낸 샘슨, 성장했다!

2018-05-20 06:10:07

◇2018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LG 이형종을 병살처리 한 한화 샘슨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19/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 또 한단계 성장했다. 샘슨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102개의 볼을 던지며 4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올시즌 3연패 뒤 4연승으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한화는 2대1로 승리하며 10년 세월을 뛰어넘어 3658일만에 공동 2위에 등극했다.



정작 샘슨은 마운드에서 웃지 못했다. 직전 4경기에서 총 25이닝 동안 볼넷을 딱 1개만 내줬던 샘슨. 이날은 6이닝 동안 무려 4개의 볼넷을 내줬다. 탈삼진은 3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72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 부동의 1위인 샘슨의 국내무대 최소 탈삼진 경기였다.

샘슨은 경기중 수 차례 주심(이용혁 심판위원)을 응시하며 제스처를 취했다.

"너무 바깥쪽? 너무 아래? 너무 위? 너무 몸쪽?"

코너워크는 먹혀들지 않았다. 주심은 경기 초반 높은 볼에 인색하다, 경기 후반에는 낮은 볼에 호의적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샘슨은 계속해서 불카운트가 밀렸지만 대량실점 없이 이닝을 버텨나갔고, 기어이 6회까지 책임졌다. 난관을 뚫고 목표에 도달했다.

투수는 상대 타자의 정교함과 파워 외에 야수진의 실책이나 주심의 까다로운 스트라이크존에 종종 흔들린다.

한화 구단 모 관계자는 시즌 초반 소속팀 외국인 투수 둘(키버스 샘슨-제이슨 휠러)의 제구를 걱정했다. 둘은 시즌 초반 제구가 나빴다. 이후 국내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한 뒤 한달 넘게 볼넷이 크게 줄었다. 샘슨 뿐만 아니라 휠러도 최근 6경기에서 볼넷이 7개에 불과하다. 경기당 1개가 조금 넘는다.

투수의 제구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샘슨의 제구가 좋아졌다고 해도 경기에 따라 크게 나빠질 수 있다. 완벽한 선수는 없다.

하지만 이날 경기 중 주심의 이름은 빠르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차트를 흔들기 시작했다. 기어이 19일 오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야구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넘쳐났다.

응원하는 팀의 투수가 고전하면 팬들이 불만을 가질 수가 있지만 이처럼 수많은 팬들이 발끈하는 경우는 시즌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다.

심판진은 자주 TV중계화면의 스트라이크존과 실제 스트라이크존은 차이가 분명 있으며 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실이다. 하지만 그 차이를 감안해 가장 잘 분석할 수 있는 이들은 역설적으로 팬들이다. 늘 TV중계를 보기 때문에 실제와 그래픽의 차이를 가장 잘 안다. 다수의 팬들이 지적하면 그냥 흘려 들을 일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날 주심의 일관성(?)이었다. 샘슨은 상대적으로 볼넷이 많았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투수들(LG 선발 헨리 소사, 한화 안영명 등)에게도 소극적인 스트라이크존을 들이댔다.

수년간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논란이 꽤 있었다. 그때마다 심판위원회는 당혹스러워하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이해가 간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도 수긍했다. 심판위원회는 자주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심판들의 개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스트라이크만은 최대한 놓치지 말자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타고투저 속에서 보기드문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KBO리그 평균구속 1위인 소사와 2위인 샘슨의 숨막히는 선발 맞대결. 불펜 1위 한화와 LG불펜의 집중력이 만든 결과다.

심판도 실수를 하고 향후 수정한다. 책임과 징계도 있다. 경기후 심판진은 자신의 판정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스스로 체크하며, 평가도 받는다. '권위의식'이 아닌 '권위'를 만드는 그들의 전문성과 노력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실수를 줄이려는 각고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여기서 사족 하나. 자신의 판정만 체크하지 마시고 동료들의 훌륭한 판정도 두루 살펴보시길 권한다. 경기 후 수훈선수만 화제가 되고 심판의 이름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 지극히 정상적인 경기가 대다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다음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투구그래픽이다.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다. 논란이 됐던 볼-스트라이크 판정중 일부만 캡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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