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싸움에서 자꾸 지는 조상우, 해법은 무얼까

2018-05-21 06:10:04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KBO리그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넥센 조상우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16/

상대를 벼랑 끝까지는 잘 몰아갔다. 여기까지는 계산대로. 모든 정황은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제 마지막 일격을 넣으면 된다. 그러면 이긴다. 그러나…



그 '마지막 일격'이 끝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전혀 예상치 못한 상대의 치명적 반격에 맞고 쓰러지고 만다. 이게 벌써 한 두 번이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무너질 때의 패턴이 대부분 이렇다. 볼 카운트 싸움을 잘 해놓고, 유리한 상황을 만든 뒤에 허를 찌르는 치명타를 허용한다.

조상우가 또 무너졌다.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3-1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 때 등판했다가 주자일소 역전 3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3실점은 조상우에 앞서 나왔다가 주자를 내보낸 필승조 김상수의 몫으로 돌아갔다. 패전 역시 김상수가 뒤집어 썼다. 조상우는 시즌 5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2점차 리드의 8회초 2사 만루 상황. 여간해서는 마무리 투수를 1이닝 이상 쓰려고 하지 않는 넥센 장정석 감독이지만, 여기서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기면 승률 5할을 맞출 수 있는 상황이다. 또 김상수도 나오자마자 3연타를 맞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려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따낸 것도 대단했다. 여기가 바로 승부수를 던질 수 밖에 없는 타이밍이었다. 수비쪽으로 돌아선 흐름을 살려 팀내 가장 좋은 구위를 지닌 투수를 올려 아웃카운트 4개를 잡게 하는 건 충분히 수긍이 가는 선택이다. 마침 조상우 역시 최근 3경기에서 1승2세이브 무실점으로 막강한 모습을 보여주던 터였다.

하지만 조상우는 결국 첫 상대인 삼성 8번 타자 강한울에게 맞았다. 비록 8번이지만, 강한울은 이번 주말 3연전에서 삼성 타자 중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18일 첫 경기에서는 4안타를 날리더니 20일에는 3안타를 쳤다. 마지막 3루타는 3타점짜리 역전 결승타였다.

타자가 기술적으로 잘 친건 칭찬해줘야 한다. 강한울은 슬라이더를 정확히 잡아당겨 1루 파울라인 안쪽에 절묘하게 떨어트렸다. 그런데 강한울을 상대하는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의 승부구 선택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승부에서도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들어놓고 또 결정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마치 지난 8일 고척 한화전 때 김태균에게 동점타를 맞은 장면과 흡사하다.

초구 패스트볼은 높아서 볼. 2구와 3구째는 파울. 150㎞짜리 패스트볼의 힘에 강한울의 배트가 밀렸다. 4구와 5구째도 파울. 볼카운트는 계속 1B2S로 투수에게 유리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강한울이 계속 커트를 하고 있었지만 위협적이라기 보다는 간신히 삼진을 면하기 위한 몸부림에 가까웠다. 그러나 넥센 배터리는 이런 상황을 주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타자의 끈기에 말려들며 실투를 던지고 말았다.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8일 한화전 9회초 김태균에게 9-8에서 9-9가 되는 동점타를 맞을 때 역시 조상우-박동원 배터리는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를 바깥으로 빼다가 동점타를 허용했다.

이처럼 올해 조상우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종종 치명타를 맞곤 한다. 볼카운트 2S 시 피안타율이 5할(6타수3안타)이나 된다. 1B2S에서는 그래도 피안타율이 1할5푼4리(13타수 2안타)로 떨어지는데, 여기에는 강한울의 3타점 역전 결승 3루타가 포함 돼 있다. 결과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는 확실한 결정구가 없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상우는 현재 국내 투수 중에서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하지만 그 패스트 볼의 강력함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 제구력을 가다듬든, 포수와 코스 및 구종 배합에 관해 새로운 시나리오를 짜든, 문제점 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조상우의 블론 세이브는 언제고 또 나올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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