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각성' 이성열&강경학,그들의 유쾌한 반란

2018-06-13 10:32:52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1루 한화 이성열이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홈런을 날리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12/

잘 나가는 한화 이글스에도 고민은 있다. 두 가지다. 주전들, 특히 야수들의 줄부상(김태균 정근우 양성우). 그리고 심각한 방망이 침체다. 불펜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가 걱정없이 돌아가기에 타선 아쉬움이 더 커 보인다. 아무리 잘 던져도 치지 못하면 비길 수는 있어도 이길 수는 없다. 그나마 필요 점수는 얻고 있기에 12일 현재 37승27패(0.578)로 단독 2위다.



요즘 한화 타선을 떠받치는 이는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29) 외에 '늦깎이 각성' 이성열(34)과 강경학(26)이다. 백창수도 최진행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지만 이성열과 강경학은 가히 '미쳤다'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강경학은 지난 3일 1군에 올라온 뒤 8경기에서 타율 6할8푼4리(19타수 13안타 2홈런 5타점)를 기록중이다. 8일 LG 트윈스전 3안타, 10일 LG전 4안타, 12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3안타를 더했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타격부진으로 시름이 깊었던 한화가 활짝 웃고 있다.

이성열은 12일 넥센전 결승투런을 때려내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 4홈런 10타점을 기록중이다. 올시즌 타율 3할3푼7리(리그 11위)에 12홈런 39타점. 생애 최고 시즌이다.

강경학과 이성열은 눈물젖은 빵을 먹었다. 길었던 백업 시간, 수년째 B급으로 인식됐다. 강경학은 툭툭 갖다 맞히는 힘없는 타격에 대과없는 내야수비로 백업요원을 맡아왔다. 2년 후배 하주석에게 가려 더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랬던 그가 새롭게 타격폼을 연구하고 변신을 시도해 하체를 이용하는 강한 방망이를 들고 나타났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놀랍기만 하다. 박수만 치고 있다"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이성열은 '저니맨'이다. LG 트윈스-두산 베어스-넥센 히어로즈를 거쳐 한화로 왔다. 2003년 LG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3순위)로 15년전 계약금만 무려 2억7000만원을 받았던 기대주. 하지만 선구안은 떨어지고 수비에도 특장점이 없었다. '모 아니면 도' 스윙에 모는 나오지 않고 죄다 도만 나왔다. 혹시나 한방을 기대한 여러 팀도 세월과 함께 그를 포기했다.

이성열은 지난해 후반기 불꽃같은 시간을 보내며 81경기에서 타율 3할7리 21홈런 65타점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는 규정타석을 채우며 중심타선 일원으로 생애 최고해를 보내고 있다. 안경을 착용하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특유의 파워에 정교함까지, 덧붙여 득점권 타율(0.308)까지 개선되고 있다. 12개의 홈런중 투런 이상이 7개나 된다.

강경학과 이성열은 이구동성으로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언제 다시 배고팠던 시간으로 돌아갈 지 모른다는 절박감. 하루 하루를 버티겠다는 간절함이 이들을 지탱한다. 덧붙여 한화는 건강한 팀내경쟁이 팀컬러를 바꾸고 있는 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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