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대표팀 탈락 이정후, 아쉬움 털고 2020도쿄를 보자

2018-06-13 11:02:44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1루 넥센 이정후가 우중월 2점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8/

넥센 히어로즈의 팬 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를 좋아하는 대다수 팬이라면 한 번쯤 고개를 갸우뚱 했을 것이다. 선호도의 정도에 따라서는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 그만큼 넥센 히어로즈 2년차 외야수 이정후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 탈락은 의외였다. 지난 11일 발표된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관해 뒷말이 무성한데, 이정후 탈락도 그 중 하나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기량이나 '한국야구의 미래'라는 가치에서 보면 이정후가 대표팀에 빠져야 할 이유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데뷔 시즌에 곧바로 전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3할2푼4리(552타석 179안타)에 111득점 47타점 12도루를 기록하더니, 2년차인 올해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으며 53경기에서 타율 3할2푼(219타석 70안타)에 35득점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수비력도 발군이다. 지난해 전경기에서 단 3개의 실책만 범했고, 올해도 2개 밖에 하지 않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정후가 부상의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강단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것도 두 번이나 된다. 지난해 12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손가락 골절상을 입는 바람에 스프링캠프를 건너 뛰었지만, 이를 가볍게 극복하며 올해 역시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5월 중순에는 사구에 맞아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으나 이 또한 큰 데미지 없이 금세 이겨냈다.

이 두 차례의 부상 극복 사례를 통해 이정후의 강한 체력과 빠른 회복력, 그리고 한결 같은 집중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겨우 만 20세지만, 이정후가 보여주는 침착함과 집중력은 10년차급 베테랑에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대표팀에 들지 못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외야 베스트 멤버가 좌타자 일색이라 백업에서 우타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박건우와 이정후를 놓고 고민하다 박건우를 택했다. 이정후가 못가게 된 점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충분한 설명이 아니다. 외야가 좌타자 일색인 건 베스트 3명으로 김현수 김재환 손아섭을 먼저 골라놓고, 제1번 백업으로 군 미필선수인 박해민을 먼저 선발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김현수-김재환-손아섭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박해민-박건우-이정후 등 3명의 백업 외야수 후보군 중에서 이정후를 탈락시켰다는 건 선뜻 이해가 안된다.

"우타자가 필요했다"는 말은 결국 애초부터 박해민도 베스트나 마찬가지로 미리 결정해뒀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팀간 전력차가 큰 아시안게임 단기전에서 과연 외야수의 좌우 타석 비율이 얼마나 중요할까.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결국 변명을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정후나 넥센 구단 입장에서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아쉬움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면 안된다. 뻔한 이야기 같아도 성장의 원동력으로 만들 수 밖에 없다.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아예 지금부터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아예 다른 말이 개입되지 않도록 압도적인 기량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나이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공수 지표에서 조금만 더 보여주면 충분하다. 안타깝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탈락의 아쉬움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 이정후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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