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니퍼트 첫 두산전 할 건 다했다, 그들이 강했을뿐...

2018-07-11 21:31:27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수비를 마친 kt 니퍼트가 두산 오재원과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7.11/

7회까지 던진 공은 101개. 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패전이라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더스틴 니퍼트와 두산 베어스의 첫 맞대결,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니퍼트를 상대 선발투수로 만났다. 작년까지 두산에서 7시즌을 뛴 장수 외국인 투수. 영원히 '두산맨'일 것 같았던 니퍼트는 많은 나이(37)와 불안한 팔 상태 등을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결국 KT 유니폼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니퍼트는 스프링캠프 기간 두산이 재계약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두산을 상대로 하면, 모든 걸 걸고 던질 것 같은 분위기의 니퍼트였지만, 등판 일정이 맞지 않아 7월이 돼서야 친정팀을 만나게 됐다.

니퍼트로 인해 이날 양팀 더그아웃은 경기 전부터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니퍼트와 호흡을 맞추는 KT 포수 장성우는 "평소와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김진욱 감독은 "신경이 안 쓰인다면 그게 이상한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 3년간 함께 하다 이별한 두산 김태형 감독은 "기분이 조금 그렇기는 하다"면서도 "누가 유리하다거나 특별한 건 없다"고 했다.

긴장감 속에 시작된 경기. 니퍼트는 1회부터 허무하게 실점을 했다. 2사 1,3루 위기서 양의지를 빗맞은 플라이로 유도했는데, 2루수 박경수가 타구 판단을 잘못해 아웃이 될 수 있었던 타구가 우중간 텍사스 안타가 됐다. 2회와 3회에는 연속으로 솔로포를 허용했다. 김재호와 최주환이 절친했던 선배를 울렸다.

그렇게 무너지는 듯 했다. 실점도 실점이지만, 날카롭게 돌아가는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낼 공의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제구도 계속해서 높았다. 하지만 4회부터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6회와 7회에도 안타를 1개씩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101개의 공을 던진 상황에서, 8회에도 등판했다. 7이닝 3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다했지만, 타자들이 상대 선발 이용찬의 구위에 밀리며 1점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 8회 등판에서 느껴졌다. 8회 2사 후 김재환과 양의지를 연속 출루시키며 위기를 맞았지만 오재원을 땅볼 처리하고 투구를 마쳤다. 8이닝 동안 투구수 115개, 9안타(2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 두산 시절의 위력적인 피칭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마운드에서 쏟아냈다. KT는 끝내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0대6으로 패했다.

결국, 전 동료들이 더 강했을 뿐이다. 두산 타자들도 어려운 대결이었을 게 뻔하다. 생소함 때문이다. 니퍼트가 어떤 공을 던지냐는 걸 떠나, 오랜 시간 같은 팀 소속으로 상대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고작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 배팅 몇 차례 상대를 한 경험인데, 두산 타자들은 높은 타점에서 찍혀 내려오는 니퍼트의 공에 당황하지 않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선발 이용찬도 7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최근 물올랐던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조수행, 허경민 등 야수들은 안정감 있는 수비로 부담스러운 대결을 하는 이용찬을 도왔다. 공-수 집중력에서 선두팀다운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다. KT 선수들도 니퍼트 승리를 위해 여러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최선을 다했지만, 점수를 뽑지 못하니 타석에서 점점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두산 시절 니퍼트를 타격으로 도왔던 동료들이 이 날은 적이었다. 니퍼트는 전 동료이자 적들이 얼마나 강했는지 느낀 하루였을 것이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많이 본 뉴스

PC버전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