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더위에 지친 프로야구, 훈련량을 줄여라

2018-07-23 08:25:29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2일 잠실구장에 경기전 대형 선풍기가 그라운드에 설치됐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가면서 양팀은 경기전 훈련을 생략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역대급 무더위에 프로야구 그라운드도 녹아내릴 정도다.



지난 22일 서울 지역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8도까지 올라갔다.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서울의 역대 7월 기온으로 세 번째로 높았다. 앞서 1994년 7월 24일에 서울 기온이 38.4도를 기록한 적이 있다. 24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다.

날씨가 더우면 프로야구도 여러 부분에서 지장을 받는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떨어지고, 관람하는 팬들도 사소한 일에 짜증나기 일쑤다. 지난 주말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3연전은 이러한 무더위 속에서 열렸다. 그러나 전통의 잠실 라이벌간 경기임에도 한 번도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20일 첫 날 1만9800명, 둘째 날 2만2550명, 마지막 날 1만8463명의 팬들이 잠실을 찾았다. 3일 내내 밤 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휴가철인데다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리니 팬들의 발길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선수들도 지치기는 마찬가지. LG 김현수는 20, 21일 이틀 연속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컨디션 저하로 교체됐다. 류중일 감독은 "특별히 어디가 아픈 것이 아니라, 갑자기 더워져서 체력이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힘이 갑자기 빠진다고 해서 바꿨다"고 했다. 두산 허경민은 21일 경기 도중 탈수 증세를 보여 교체됐고, 22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2일 경기에 앞서 "너무 더우니 그런 것인데, 물을 많이 먹으라고 했다"며 농담을 한 뒤 "오늘 선발라인업에서는 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한여름 무더위에서 경기를 하는 날이면 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경기 전 훈련량을 대폭 축소하는 게 상식이다. 두산과 LG는 21, 22일 이틀 연속 자율 훈련으로 대체했다. 잠실구장 내야 그라운드에는 배팅 케이지 대신 대형 선풍기 두 대가 놓여졌다. 그라운드에 바람을 보내 조금이라도 열기를 식히기 위한 것이었다. 양팀 선수들은 일부만 캐치볼과 가벼운 러닝 정도의 훈련을 진행했다. 타자들은 지하 실내 연습장에서 배팅 훈련을 진행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무더운 날 감독들이 선수들의 훈련을 자제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최주환이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면 4번 이상 못치게 한다. 걔 뿐만이 아니다. 박건우 김재환 오재원같은 베테랑들도 너무 많이 친다. 경기 끝나고도 배트를 들고 실내연습장에서 무섭게 연습한다"고 하소연했다.

김 감독은 "많이 친다고 되는 일인가. 그 시간에 상대 투수의 리듬, 타이밍을 연구하는 게 좋지, 오늘 잘 쳤다고 그 폼과 포인트에 집착하면서 휘두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상을 보든 자료를 참고하든 한여름에는 '몸보다 머리'로 준비를 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다.

선수들이 한여름에도 이처럼 무섭게 훈련하는 것은 성적이 곧 몸값이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은 세밀해진 연봉 고과 기준에 따라 기록 하나하나가 몸값에 반영된다. FA 제도도 있다. 1980~1990년대에는 연봉 인상률에 상한선(25%)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김 감독은 "예전엔 2할6푼을 치나 2할9푼을 치나 연봉 100만원 차이 밖에 안났다. 굳이 연습에 목을 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적에 따라서 연봉 수 천만원 차이가 난다. 예전엔 8-0으로 이기고 있으면 주위에서 악착같이 치는 걸 말렸다. 지금은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도 훈련량을 줄이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경기 전부터 힘을 뺄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에도 35도 이상의 찜통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적당량의 휴식과 훈련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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