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 리포트] 늘어나는 손흥민의 책임감, 하지만 그는 '만능키'가 아니다

2018-08-19 05:53:59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2차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사진은 한국 손흥민 반둥(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7/

와일드카드가 만능키를 의미하진 않는다.



손흥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스타다. 한국 대표팀이 가는 곳마다 손흥민의 팬들이 등장한다. 그의 유니폼을 입은 현지 팬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그 정도로 유명한 선수다. 게다가 손흥민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반둥으로 합류한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찼다. 곧바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고,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필요할 때는 따끔한 질책을 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가장 바쁜 선수가 손흥민이다.

그러나 손흥민 하나로 경기력이 완전 달라질 수는 없다. 김학범호는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전에서 1대2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금메달 도전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이날 대표팀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15일 바레인전(6대0 승)과 비교하면, 선발 선수 6명이 바뀌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전반에만 2골을 넣었다.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면서 김학범호는 어려움을 겪었다. 결과는 1대2 패배. 손흥민이 후반 12분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슈팅도 나왔다. 2선에서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손흥민에게만 기댈 수는 없다. 말레이시아전을 보면 선수들의 유기적인 모습이 부족했다. 패스 미스가 많았다. 믿었던 수비에서도 실수가 반복됐다. 쉽게 수비가 뚫려서 2골을 내주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교체 카드 3장으로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었다. 분위기가 넘어간 뒤였다. 아무리 손흥민이어도 기계처럼 골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 숫자를 늘리고 있다. 손흥민이 돌파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조력자가 없다면, 결과는 절대 바뀔 수 없다.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 직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상당히 처져서 공간이 많이 없었다. 최대한 연계하면서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나도 조금 조급했다"면서 "나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수가 출전하든, 로테이션을 하든 우리는 20명이 한 배를 탔다.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보다는 다 같은 생각을 갖고 경기에 나갔으면 좋겠다. 충분히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명단에 포함된 20명 모두 제 몫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말레이시아전처럼 빌드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손흥민이 선발 출전하더라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표팀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력을 갖춰야 손흥민이 나왔을 때 최상의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그를 '만능키'로 만드는 건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다.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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