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셔츠의 마법이 다시 시작됐다…부상 딛고 완벽 부활한 우즈

2018-09-24 08:13:55

지난해 5월 타이거 우즈는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 인근에서 무언가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초점 없이 반쯤 풀린 눈과 덥수룩한 수염, 부스스한 머리까지 당시 경찰이 공개한 우즈의 머그샷(피의자 식별용 얼굴 사진)은 '골프황제의 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사진이었다.



우즈는 그러나 그로부터 1년 4개월 후 빨간 셔츠를 입고 다시 필드 위를 누비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만 42세로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었지만 전 세계 타이거 마니아를 열광시킨 전성기 모습 그대로였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은 '골프황제의 귀환'을 만천하에 알린 대회였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킨 우즈는 이날 추격자들이 제풀에 떨어져 나가는 사이 독보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2타 차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즈가 아직 30대이던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거뒀던 PGA 투어 79번째 우승 이후 5년 1개월을 기다린 80번째 우승이었다.


메이저 14승 포함 80승을 거두는 동안 우즈의 많은 부침을 겪었다.

1996년 프로로 데뷔한 후 그해 PGA 투어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한 우즈는 21살이던 이듬해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거뒀다.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이었다.

두 달 후 세계랭킹 1위에도 처음 올랐고 2000년 디오픈 우승과 함께 그랜드 슬램도 완성했다.

2004년엔 264주간 머물던 세계 정상을 비제이 싱에 내주기도 했지만 이듬해 네 번째 마스터스 우승으로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2008년 무릎 수술을 받고 이듬해 복귀한 우즈는 여러차례의 외도 사실이 드러나며 결혼생활에 파경을 맞았고 잠시 필드를 떠나기도 했다.
이후 부상까지 겪다가 2012년 다시 복귀해 정상을 되찾은 우즈는 2014년 허리 부상 이후 가장 길고도 깊은 슬럼프를 겪었다.

2014년 4월과 2015년 9월, 10월 세 차례 수술대에 올랐으나 부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따금 출전한 대회에서 부진을 이어갔다. 많은 이들이 우즈가 전성기를 지났다고 생각했다.


운전 중 체포는 지난해 4월 네 번째 허리 수술 이후 직후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초반에 미국 언론은 음주 운전이라고 보도했으나 우즈는 수술 이후 처방약 부작용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무려 683주간 1위였던 우즈의 세계랭킹은 1천 위 밖으로까지 속절없이 떨어졌다.

가장 깊은 수렁에 빠진 듯했던 그 무렵은 그러나 우즈가 치열하게 재기에 시동을 걸던 때였다.

세 차례 수술에도 진전이 없던 우즈의 허리 부상이 네 번째 수술 이후 차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즈는 자신의 몸 상태를 낙관하며 재기에 매진했고 마침내 지난해 11월말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10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허리 부상 이후 몇 차례의 복귀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우즈였지만 이번엔 달랐다. 8언더파 공동 9위로 부활을 알렸다.

올해 1월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 복귀한 그는 우승 경쟁에까지 뛰어들더니 8월 PGA 챔피언십에서 2위까지 올랐다.

페덱스컵 랭킹을 빠르게 끌어올려 투어 챔피언십에 나설 최종 30인에까지 든 우즈는 5년 만의 최종전 출전만으로도 이미 올해 목표를 달성했다고 했지만 그는 결국 최종전 우승컵까지 차지했다.

'빨간 셔츠의 마법'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mihy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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