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현장이슈]손흥민 빅리그 100골 의미 '월드클래스' 인증

2018-12-06 12:28:24

AFP연합뉴스

[웸블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하프라인에서 로빙 패스가 쭉 들어왔다. 40번을 단 앳된 소년을 향한 패스였다. 그는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골키퍼가 달려나오는 것을 봤다. 오른발로 볼을 툭 쳤다. 골키퍼 머리 위로 볼을 띄웠다. 골키퍼를 돌려세웠다. 그리고 그대로 왼발 슈팅. 원더골이었다. 2010년 10월 30일. 독일 쾰른. 40번을 단 선수는 18세 3개월 22일의 손흥민이었다.



그로부터 2958일 후. 2018년 12월 5일 영국 런던 웸블리. 후반 10분 토트넘의 주포이자 2018년 러시아월드컵 득점왕 해리 케인이 볼을 잡아 돌파했다. 수비수를 제친 뒤 문전 앞으로 패스했다. 손흥민이 쇄도하고 있었다. 손흥민은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골네트를 갈랐다. 성인 무대, 그리고 동시에 유럽 빅리그에서 터뜨린 손흥민 자신의 100번째 골이었다. 토트넘은 사우스햄턴을 3대1로 눌렀다.

▶월드클래스 인증

9시즌 총 320경기에서 100골. 그것도 유럽에서 가장 수준이 높다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뽑아낸 것이다. 결국 이 100골은 손흥민이 세계 최고 클래스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교적 꾸준했다. 이번 시즌을 제외한 지난 8번의 시즌 가운데 한자릿수 득점에 그친 것은 단 3번에 불과하다. 그 중 두 번은 프로 1,2년차였을 때였다. 그리고 또 한 번은 8골에 그쳤던 2015~2016시즌, 토트넘으로 막 이적한 때였다. 그 이에는 모두 10골을 넘게 넣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특히 2016~2017시즌에는 21골, 2017~2018시즌에는 18골을 넣었다.

다른 월드클래스 선수들, 특히 1992년생으로 동갑이자 비슷한 포지션의 선수들과 비교해봐도 떨어지지 않는다. 사디오 마네(리버풀)는 8시즌동안 총 112골을 넣었다. 다만 앞선 4시즌은 프랑스 리그1과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다. 그곳에서 총 47골을 넣었다. 빅리그에서 넣은 골은 65골이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도 비교할 수 있다. 살라는 유럽무대에서 총 118골을 넣었다.(이집트리그에서 넣은 12골 제외) 이 가운데 4대 빅리그에서 넣은 골은 총 98골이다.

물론 선수들마다 사정이 다르고, 팀 내 역할이 다르다. 그렇기에 단순히 골 숫자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빅리그에서 9시즌을 뛰면서 100골을 넣은 것은 분명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배고프다

100골을 넣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손흥민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사실 경기를 뛸 때는 잊고 있었다. 골을 넣었을 때도 몰랐다. 동료가 와서 알려줬다"고 했다. 이어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내가 잘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열심히 했다. 한 순간도 소홀했던 적은 없었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축구할 날이 더 많다"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줘서 팬들도 기쁘게 하고 내게도 좋은 일들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동시에 팬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는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시기, 좋은 시기도 있었다"며 지난 날을 돌아봤다. 손흥민은 "팬들이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서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나 혼자의 골이 아닌, 우리 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한국인 유럽 빅리그 최다골 기록이다. 차범근 전 감독이 선수 시절 기록한 121골이다. 차 감독은 1979년 독일 무대에 진출한 뒤 10년간 분데스리가에서 98골 등 총 121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많은 골을 넣어 대한민국 국민으로 유럽에서 대한민국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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