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신하균 '나쁜형사', 19금에도 잔인함 지적 받는 이유

2018-12-19 09:02:3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월화극 '나쁜형사'가 매회 잔인성을 지적받고 있다.



'나쁜형사'는 1~2회, 그리고 최근 방송된 7~10회가 19세 이상 시청 등급으로 방영됐다. 사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드라마에서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이전에 방송됐던 OCN '나쁜 녀석들' 또한 매회 피 튀기는 격투신 및 연장 혈투신이 이어졌음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남아있다. 그런데 왜 '나쁜형사'의 폭력성과 잔인성은 받아들여지지 않는걸까.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잔인함 이외에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나쁜 녀석들'의 경우 탄탄한 대본과 숨 막히는 전개, 김상중 마동석 조동혁 박해진 등 배우들의 소름돋는 연기로 흠 잡을데 없는 완벽한 조합을 보여줬다.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들을 힘으로 잡아넣는다는 스토리는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판타지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여기에 허를 찌르는 반전을 입히며 그 폭력성에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나쁜 형사'는 다르다. 일단 연기하는 이가 신하균과 박호산 뿐이다. 신하균은 눈동자까지 연기하는 '하균신'의 하드캐리로 극을 이끌고, 박호산은 드라마에서는 처음 보여주는 악역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긴장감을 돋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여주인공 이설은 정말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설익은 연기를 보여준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어떻게 그렇게 같은 톤을 유지할 수 있는지, 대체 왜 대사를 할 때마다 턱을 치켜드는 것인지, 발성과 발음은 연습하지 않은 것인지 온통 의구심이 들게하는 기묘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김건우 또한 조커 캐릭터를 소화해 내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더 기가 차는 건 이 드라마의 전개다. 이럴 거라면 왜 영국 BBC 드라마 '루터'를 원작으로 삼은건지 알 수 없을 만큼 어설프고 널 뛰는 전개를 보여준다. '은선재(이설) 작가설'이 나올 정도로 모든 사건 사고 현장에 나타나 일을 해결하는 은선재의 전지전능함을 담아내느라 은선재 부모 살인사건은 잊혀진 지 오래다. 그 공백을 원작 '루터'에 나왔던 에피소드를 가공해 끼워넣고 있는데, 그 짜임새가 영 조잡하다.

18일 방송도 마찬가지. 이날 방송에서는 우태석(신하균)-우태희(배윤경)의 재회, 그리고 우태석과 은선재의 관계 변화가 그려졌다.

우태석과 우태희는 우태석의 아내(홍은희) 장례식장에서 1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우태희는 13년 전 사건으로 아직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고, 우태석은 그런 동생을 안쓰러워했다. 밥이라도 먹고 가라며 동생을 반기고, 은선재가 우태희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시선을 방해하는 등 애틋한 오빠의 정을 보여줬다.

우태석과 은선재의 관계에도 변화는 생겼다. 우태석은 앞서 장형민(김건우)과 전춘만(박호산)의 사건 조작으로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장형민이 진범이라는 걸 입증할 목격자 증언으로 풀려났다. 그 목격자는 은선재였다. 집에 설치된 카메라 메모리카드를 복원해 내용을 확인한 우태석은 은선재를 믿게 됐고, "의심해서 미안해. 사과할게. 고맙다는 말도 못했어. 해준이도 그렇고 터널에서 날 구해주기까지 했는데 고마워"라며 사과와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은선재에 대한 죄책감으로 '친구가 될 수는 없는 관계'라 선을 그었다.

사건의 목격자마저 은선재였다는 전개는 '전지적 은선재 시점'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기에 충분했다. 사건의 용의선상에 있던 은선재가 이렇게 활보하고 다녀도 괜찮은지 황당할 뿐이었다. 무엇보다 방송 말미에 우태석이 자신이 장형민이라고 주장하는 누군가로부터 채동윤(차선우)을 데리고 있다는 협박 전화를 받는 모습이 그려지며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수사 증거를 수집하는데 여형사가 번호를 준다고 하고, 형사들은 범인에게 전기충격기 공격을 당하고,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체격 좋은 남자 형사가 너무나 쉽게 납치되는 등 역대급으로 무능력한 경찰의 모습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나쁜형사'는 이렇게 현실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현실의 판타지를 공략하는데도 실패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전개에 심폐소생을 불어넣을 배우도 신하균과 박호산 뿐이니 아무래도 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쁜 녀석들'의 잔인함과 폭력성은 인정받아도, '나쁜형사'는 이미 한국 범죄수사물에서 골백번도 더 나왔을 진부한 범죄행각을 그려도 매회 모방범죄가 우려된다거나 잔인해서 못 보겠다는 쓴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는 잔혹성 이외에 뭔가를 보여줄 때도 되지 않았을까.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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