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중계 밀수 주범에 '1조3천억원' 벌금 선고…역대 최대

2019-01-15 14:32:09

(부산=연합뉴스) 시세 차익을 노리고 홍콩에서 사들인 2조원대 금괴를 공짜 여행으로 유혹해 모집한 한국인 여행객에게 맡겨 국내 공항을 경유, 일본으로 밀수한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조직원 주거지에서 검찰이 압수한 금괴. 2018.5.3 [부산지검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홍콩산 금괴 4만개를 국내 공항 환승 구역에서 여행객 몸에 숨겨 일본으로 빼돌린 뒤 되팔아 400억원대 시세 차익을 남긴 불법 금괴 중계무역 일당이 1심에서 전원 유죄와 역대 최대 벌금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최환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관세·조세), 관세법·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밀수조직 총책 윤모(53) 씨에게 징역 5년, 운반조직 총책 양모(46)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각각 벌금 1조3천억원과 추징금 2조102억원을 내렸다.

금괴 운반조직 공범 등 6명에게 징역 2년6개월∼3년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69억∼1조1천829억원, 추징금 1천15억∼1조7천951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특히 윤씨와 양씨가 받은 벌금액 1조3천억원은 역대 최대이며, 추징금 2조102억원은 분식회계 혐의로 23조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선고받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윤씨 등은 2015년 7월 2016년 12월까지 홍콩에서 산 금괴를 가지고 항공기로 국내 김해·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환승 구역에서 사전에 교육한 한국인 여행객에게 전달해 검색이 허술한 일본공항을 통해 반출한 협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챙긴 시세 차익만 400억원대에 달한다.


이들이 1년 6개월간 빼돌린 금괴는 4만321개, 시가로 2조원이다.

양씨는 일본에서 현지인을 통해 처분한 금괴 대금을 국내로 들여오려고 일본에서 골프용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되파는 과정에서 수입가격을 절반밖에 신고하지 않아 관세 2억8천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는다.

윤씨 등은 금괴 운반 수수료로 얻은 소득을 숨기고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아 총 68억4천여만원 종합소득세를 탈루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4년 일본의 소비세 인상(5%→8%)으로 일본 금 시세가 급등하자 세금이 없는 홍콩에서 금괴를 사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빼돌려 매매차익을 노렸다.

일본 정부가 홍콩 직항 입국 승객에 대한 금괴밀수 단속을 강화하자 국내 세관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인천·김해공항 환승 구역에서 금괴를 한국인 여행객에게 넘기는 '금괴 출발지 세탁'을 한 것이다.

윤씨 등은 인터넷에 '일당 50만∼80만원, 공짜 여행' 제목의 광고를 올린 뒤 모집한 한국인 여행객을 금괴 운반에 이용했다.

2016년에만 한국인 여행객 5천명 이상이 이들이 꾐에 빠져 금괴 중계밀수에 동원됐다.

검찰은 법리검토 끝에 공항 환승 구역을 이용한 금괴밀수 범행을 불법 중계무역으로 규정하고, 처음으로 국내 관세법 위반 혐의(밀반송)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고 재판부도 이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홍콩 금괴를 국내 공항 환승 구역에 반입한 다음 관세법에 따라 신고하지 않고 일본으로 반출해 막대한 소득을 얻고도 은닉해 조세를 포탈했다"며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으로 동기가 매우 불량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무료 일본 여행을 미끼로 금괴 운반책으로 가담시킨 가족 여행객들이 최근에는 밀수범으로 구속되는 일도 있어 사회적 폐해가 크다"며 "조세포탈 범행은 조세질서를 어지럽히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해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win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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