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객실이 무려 2만6천개'…제주도 숙박업 '빨간불'

2019-01-16 14:11:41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관광객 감소세로 인한 제주도 내 숙박업 부진을 타개하고 안정적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객실 공급관리 대책과 중저가 호텔의 객실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이하 한은)는 16일 '제주지역 숙박업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에서 도내 숙박업체의 보유 객실은 7만1천822개에 이르지만 도내 체류 관광객 수를 감안한 필요 객실수는 4만6천실로 추정돼 2만6천실 가까이가 과잉공급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제주도 내 숙박업은 매출액 기준으로 연평균 1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배, 고용 규모와 사업체 수는 2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객실 과잉 공급과 관광객 감소로 숙박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2018년말 기준 도내 숙박업체는 총 5천182개로 7만1천822개의 객실을 공급하고 있다.

'관광숙박업'으로 분류되는 호텔 및 콘도미니엄은 416개 업체로 3만2천175개의 객실을 갖고 있고, 일반숙박업이 20개 업체 2만498개 객실을 공급하고 있다. 농어촌민박의 객실은 1만1천809개다.

'관광숙박업' 업체 중 관광호텔의 경우 고급호텔로 분류 가능한 5성급(특1급) 및 4성급(특2급)이 각각 37%, 17%를 차지하고 있고, 등급이 없거나 3성급 이하인 호텔 객실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민박'의 경우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돼 업체수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6.1%의 증가세를 보였다.

취사가 가능한 분양형 호텔, 서비스드 레지던스 등을 포함하는 '생활숙박업'의 경우 2014년 이후 급증해 현재 객실 수가 5천633개에 달한다.
도내 숙박업은 그간 관광객 급증에 힘입어 객실 이용률 및 판매단가(호텔 기준)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2014년을 정점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 중에는 저가 숙박시설을 주로 이용하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객실 이용률이 크게 하락했으나, 내국인 수요가 그 감소분을 일부 대체하면서 객실당 판매단가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숙박업 취업자 수도 2013년과 2014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다 2015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했다.
2017년 제주신화월드 등 일부 대규모 사업장의 채용으로 취업자 수가 일시적으로 3천400명 가량 늘었으나 이후 다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이 진단한 도내 숙박업의 리스크 요인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는 객실 과잉공급으로 인한 경쟁 심화다.

도내 숙박업체는 관광객 급증과 정부의 숙박시설 확충 정책에 힘입어 2013년 이후 공급이 크게 늘었다. 반면에 숙박 수요는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세 둔화와 평균 체류일 수 감소 등으로 정체 상태다.

객실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16년 이후 과잉공급 상황은 심해져 2018년 중 객실 과잉공급 규모는 2만6천실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은은 2018년 중 일일 평균 도내 체류 관광객 수 17만6천명을 기준으로 필요 객실 수를 4만6천실로 추정했다.

두 번째는 영세한 숙박업체의 높은 비중이 꼽혔다.

도내 숙박업체의 경우 보유객실 수가 적고, 자본금이 적은 영세 숙박업체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고령의 숙박업 종사자 비중도 높아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시설, 서비스 개선도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 번째로 꼽힌 리스크 요인은 내국인 관광객 수 감소 가능성 및 여행패턴의 변화다.

항공사들의 국내선 좌석 공급 규모의 축소 등의 요인으로 인한 내국인 관광객 감소 가능성, 고급 호텔 내에서 여행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호캉스'족의 증가 등 내국인 관광객의 숙박시설 이용 패턴 변화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네 번째는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따른 관광수요의 변동성 증가다.

한은은 중국의 사드 보복 사례를 들며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따라 관광객 수가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큰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섯 번째 리스크 요인은 도내 숙박업의 높은 대출 비중이다.

한은은 도내 산업별 여신(예금은행 기준) 중 숙박 및 음식업점 대출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하고, 향후 숙박업 업황 부진과 대출 금리 상승이 지속할 경우 지역금융 안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공유숙박업 허용 등 대내외 여건 변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제주도내 숙박업은 당분간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객실 과잉공급 상황에도 불구하고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 드림타워 등의 호텔 및 콘도미니엄 등이 추가로 건설 혹은 계획되고 있어 정책 차원의 장기적인 객실 공급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관계자는 "부대시설이 부족하고, 노후화한 객실을 가진 숙박시설에 대한 리모델링 투자와 서비스 개선 노력과 함께 업종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관광공사의 '베니키아' 혹은 '베스트웨스턴' 등 해외 저가형 호텔 체인 브랜드 등을 모델로 해 기존 중저가 숙박시설의 공동 브랜드 체인화를 통한 서비스 수준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ihopar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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