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베테랑 윤호영의 '반전' 두 얼굴, 묵묵함과 잔소리

2019-02-11 06:20:00

원주 DB의 윤호영이 공격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엇, 제가 또 잔소리를 했나요."



'베테랑' 윤호영(원주 DB)이 쑥스러운 듯 허허 웃었다.

윤호영은 평소 묵묵하기로 유명하다. 코트 위에서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화려한 플레이 대신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리바운드 및 헬프 수비 때는 언제나 윤호영이 있다.

지난 1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서울 SK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홈경기가 대표적인 예다. 윤호영은 35분24초 동안 10점-9어시스트-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89대84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가 코트 위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수치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경기 뒤 이상범 DB 감독이 "수비에서 윤호영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 역시 윤호영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공수에서 완벽하게 해줬다. 윤호영에게 고맙다"고 칭찬했을 정도.

코트 위 묵묵한 베테랑.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팀 내에서 '잔소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팀에서 (김)주성이 형이 아버지 역할을 했어요. 결정적인 순간 한 마디씩 해주셨죠. 지금은 이광재 선배가 하고 있어요. 저는 옆에서 조금 더 이것저것 말하는 편이죠."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잔소리'는 농구에 한정돼 있다. 이유가 있다. 농구 만큼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농구는 팀 스포츠기에 코트에서는 집중하자는 의미다.

실제로 윤호영의 승부욕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구단 관계자는 "윤호영은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직하다. 경기 전후 굉장히 집중한다. 코트에 들어가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스타일이다. 사실 윤호영은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하지만 수비할 때보면 매우 날카롭다. 자신의 몫은 물론이고 동료들의 헬프 수비까지 들어간다"고 말했다.

여기에 책임감까지 더해졌다. "감독님께서 믿고, 신뢰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물론 제 능력 밖의 일까지 해야 할 때가 있어서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요. 그 책임감이 굉장히 무거워요. 그러나 동료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잖아요.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선수이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잔소리에도 철칙이 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에게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자칫 어린 선수가 주눅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막내 원종훈 선수와는 띠동갑 차이에요. 이제 막 프로에 온 선수인데, 잔소리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어린 선수들에게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요."

윤호영은 13일 부산 KT와의 결전을 앞두고 있다. "이기기 위해 뛰어요. 아직 6강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잖아요. 열심히 하다보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사실 지금은 체력이 떨어질 시기에요. 이럴수록 집중력을 더 발휘해야죠. 아, 이렇게 말하면 또 잔소리처럼 들리나요." 윤호영이 승리 각오를 다졌다.

원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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