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안락사 폭로' 내부고발자 업무배제돼…대표는 '그대로'

2019-02-17 09:20:23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경찰이 무분별한 동물 안락사 논란과 관련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물권단체 케어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19.1.31 kane@yna.co.kr

동물권단체 '케어'의 구조동물 안락사 사실을 폭로한 내부고발자가 최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안락사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소연 대표는 이 단체의 임원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7일 복수의 케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단체의 동물관리국장 A씨는 최근 신임 케어 사무국장으로부터 동물관리국장 직무가 정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박 대표의 안락사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물이다.

앞서 사단법인 케어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회의를 열고 A씨에 대한 직무정지안을 의결했다.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운영관리 책임이 있는 A씨가 언론을 데리고 보호소를 방문해 악의적인 보도가 나오도록 방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대표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A씨가 이사회에 참석도 하지 않고 지금도 허위사실과 왜곡된 내용을 퍼트리고 있다"며 "동물 개체 카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등 업무에서 불성실한 점이 있어서 업무정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작 편집된 자료 때문에 보호소 동물들이 피해를 보고 위험해질 수 있어 업무정지를 내린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케어는 A씨를 동물관리국장 업무에서 배제한 것과 별도로 이사직 직무정지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박 대표에 대한 임원 직무 정지안은 부결됐다. 박 대표가 그대로 임원 직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케어 안팎에서는 여러 비판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진 뒤 A씨는 보호소 출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호소 직원들에게는 A씨가 보호소에 나타날 경우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공익제보를 이유로 부당한 일을 겪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권유림 변호사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자인 A씨에 대한 보호조치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14일 조사관이 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공익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업무가 정지됐고 박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A씨를 비방하는 등 부당한 일을 겪고 있다"며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르면 불이익 조치를 당한 경우 권익위로부터 원상회복 등 신분보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케어에서는 안락사 논란 이후 직원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케어 직원들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로 디자이너 2명이 케어를 떠났다. 이들은 박 대표와 면담을 거친 뒤 권고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박 대표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직원들을 찍어내기 위해 권고사직을 종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케어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고의로 총회 개최를 미루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케어의 한 내부 관계자는 "케어에서는 보통 총회를 2월 안에 열었는데 박 대표와 이사회가 총회 개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박 대표와 이사회는 총회의 일시, 장소를 정해 회원들에게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이번 총회에서 박 대표 해임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총회를 언제 개최할지 묻자 "잘 모르겠다.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kihu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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