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1 인터뷰] 두산 김태형 감독이 사랑하는 '우리 애기'는 누구?

2019-02-17 09:34:05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자기 PR'을 많이 하는 유형의 감독은 아니다. 그래서 '10대1 인터뷰'를 통해 더 편하고 솔직하게 속마음을 들어봤다.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고있는 코치들, 선수들과 '특별 게스트'의 질문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서로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냐고 묻는 선수들의 질문을 교묘하게 피하면서도, '최애캐(가장 좋아하는)'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지난 1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지도 중인 김태형 감독과 유쾌하고 솔직한 인터뷰를 나눴다.

-진심으로 한번이라도 타석에 다서 서고 싶습니다. 작년에 한번 기회가 있을 뻔 했는데 못했어요. 올해는 타석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실 수 있나요? (투수 조쉬 린드블럼)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해.(웃음) 그게 참 팬서비스 차원에서는 필요한 것 같다. 경기 흐름이나 상황을 봐서 한번 기회가 오면? 내가 경기를 하다가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수석코치에게 이야기를 해놓을게. 근데 얘가 투수 하다 안되면 타자쪽으로 돌아서려고 그러나. 왜 그러지? (린드블럼은 이 질문을 꼭 해달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고싶어요.(투수 유희관)

▶(단호한 표정으로)희관아, 사랑한적 없어.(웃음) 이번에 연봉이 많이 깎였는데, 연봉은 감독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미안하더라. 평균자책점이 나빴다고 해도 10승을 해줬고, 또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돌아준다는 자체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충분히 자기 역할은 했다고 본다.

-두산에서 가장 사랑하는 투수가 누구에요? (투수 세스 후랭코프)

▶너다. 너야.(웃음) 사랑한다기 보다는…사실 나는 아직도 (함)덕주가 가장 애기 같거든? 정말 애기같애. 내가 '우리 애기'라고 부르는데, 어린 나이에 뒤쪽(마무리)을 맡는 게 쉽지는 않은데 잘해주고 있지. 어리니까 마음이 가는 건 사실이야.

-몇년 전 함덕주 아이스크림 사건(비싼 편의점 아이스크림 심부름을 시켰다가 구박받은 일)이 공개돼 함덕주가 창피를 당했는데, 혹시 미안한 건 없으신지?(웃음)

▶난 모르고 시켰지. 하XX즈 아이스크림 사오라고 했더니 아이스크림통을 막 뒤지는거야.(웃음) 그래도 항상 표정이 생글생글 하고, 마운드에서도 생글생글 잘하니까 참 귀엽지.

-감독님,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인걸로 알고 있는데 두산에 남으실건가요? 남으시면 저 잊지 말아주세요. '원팀' 아시죠? (투수 이현승)

▶남고, 안남고가 내 마음대로 되나.(웃음) 현승아, 내가 2015년 기억으로 너를 지금까지 데리고 있는건데 내 마음을 아직 모르는거니?(웃음) 그때 정말 큰 역할을 해준 이현승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여기저기 잔부상 때문에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니까. 그래도 너무 서두르지 말고, 항상 컨디션 관리 잘하길 바란다.

-촉이 굉장히 좋으신 편인데, 올해 우승 촉이 오시는지? (투수 배영수)

▶작년보다는 느낌이 좋은 것 같아. 작년에는 구상이 안되고 걱정도 많았지. 외국인 선수들 다 바꿨고 (이)용찬이도 선발로 돌렸고, 그런 걱정들이 많았어. 올해는 야수들 움직임이나 분위기도 좋고, 권 혁이나 배영수가 합류하면서 여러모로 기대가 된다. 느낌이나 기분, 분위기는 작년보다는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 SNS가 팬들 사이에서 '핫이슈' 라던데, 언제까지 하실거에요? (내야수 김재호)

▶원래 안해.(웃음) 우리 아들이 만들어준건데, 하도 심심해서 X스타그램 몇번 해본 게 전부야. 며칠 전에 선수들 쉬는 날에 오재원이 사진을 올렸길래 댓글 한번 달았다가 푸시 알람이 4000개가 왔어.(웃음) 이제 계정 없애버리려고.

-저 4선발이라고 하셨는데, 불안하지 않으세요? (투수 이영하)

▶불안하면 한국으로 가렴.(웃음) 영하는 아직 어리긴 하지만 그만한 능력이 충분히 있다. 좋은 조건과 좋은 공을 가지고 자신있게 던지면 앞으로 두산의 '에이스'가 될거라 믿어. 충분히 해낼거라 생각하니까 자부심을 가지고 해야한다.

-그동안 선수로 여러 감독님을 모셨었지만 그중에서도 김태형 감독님 시야가 압도적으로 넓으신 것 같아요. 안보는 것 같아도 선수들 하나하나 포인트를 다 보고 계셔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세밀하게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는 비결이 뭔가요?(배터리코치 조인성)

▶원래 감독은 코치들보다는 아무래도 더 넓게 보게 된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적을 알고 나를 안다'가 아니라, '우리부터 알아야 한다'야. 우리 선수들 장단점을 확실히 알고 상대랑 싸워야지 상대만 연구하면 뭐하나. 그래서 관찰을 많이 하는 편이야. 어떨 때는 코치들이 '감독이 지적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게 단점일 수는 있는데, 많이 보고 코치들과 이야기하려고 한다. 선수들은 자기도 모르게 안좋은 버릇을 가질 수 있으니 보는건데, 그렇다고 해서 다른 감독님들에 비해 뛰어난 건 아닌 것 같아.

-감독은 판단력과 결정력도 중요한데 무척 과감하신 편이십니다. 리더로서의 태도를 제가 어떻게 배워나가야 할까요?(배터리코치 조인성)

▶이 질문은 약간 너무 나를 띄워주려는 냄새가 나는데(웃음). (조인성 코치는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금까지 나도 여러 감독님을 모셨지만, 감독이 되면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내 새끼들'만 위해서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아. 팬들이나 언론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안되는 것 같다. 정확한 야구관만 가지고 내 선수들만 생각하면 다른건 필요 없다. 욕먹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안돼. 물론 나도 외부 시선들을 신경쓸 때가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안하려고 해.

-앞으로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수비코치 조성환)

▶'좋은 감독님' 소리는 들으려고 생각도 안해. 감독들은 보통 마지막 끝나는 해에 평가가 되고, 세월이 흐른 후에서야 진짜 평가를 받잖아. 지금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성적이나, 승수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나머지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네.

-성공한 감독으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감독으로서의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나 철학이 있는지?(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

▶'성공한 감독', '좋은 감독', '명감독'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싶어하지 않는다. 그건 나중에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거지, 내가 인정을 받으려고 하면 안되는 것 같다. 어쩌다보니 우승 2번을 했고, 성적을 냈으니 좋은 평을 받고는 있지만 내가 그런 이야기를 듣고싶어서 노력을 하면 오히려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이야기 듣고싶을 때도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조직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편이라, '내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팀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키나와=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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