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계절'…극장서 만나는 후보작

2019-02-23 09:00:48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세계 영화인들의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올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각 부문 후보작들이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뒀다.



지난 21일 간판을 단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는 18세기 영국 왕실을 무대로 절대권력을 지닌 여왕 앤의 총애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두 여자 야기를 그렸다.

사실상 대리청정을 하는 여왕 측근 사라 제닝스(레이철 와이즈)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의 하녀 애비게일 힐(에마 스톤)은 신분 상승을 위해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운다. 둘의 팽팽한 신경전과 암투는 총탄이 오가는 전장 못지않게 살벌하면서도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진다.
우유부단하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앤, 여왕에게 '화장이 오소리 같다'고 직언할 정도로 강심장인 사라,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은 발칙한 애비게일까지. 세 여성 캐릭터와 각 인물을 연기한 세 배우의 연기 앙상블이 관람 포인트다.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최다 부문인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 영화 '로마'와 타이기록이다.


'더 와이프'(비욘 룬게 감독)는 이달 27일 관객을 찾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스타 작가와 남편의 성공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아내의 숨은 진실을 다룬다.
영화는 스타 작가인 조셉 캐슬먼이 노벨상위원회로부터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조셉과 부인 조안은 기쁨에 겨워 침대 위에 올라가 손을 맞잡고 아이처럼 펄쩍펄쩍 뛴다. 이때까지는 평생 서로의 자리에서 사랑을 지켜온 부부가 마침내 그 결실을 맺는 것처럼 보인다.
부부와 아들은 시상식이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하고, 뜨거운 환대를 받는다.

조셉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기쁨을 누리는 동안, 조안은 한 구석에서 남편의 코트를 받아들고 조용히 응시한다.
이들 부부 곁에는 전기 작가 한 명이 맴돈다. 부부의 비밀을 눈치챈 전기 작가를 조안이 만나면서 공고해 보였던 부부 사이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조안은 사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지만, 작가의 꿈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여성 작가 작품은 출판사와 독자로부터 외면받던 1950∼60년대 사회 분위기 탓이다. 대신 남편 이름으로 책을 썼다. 남편은 달변가지만, 작가로서 재능은 없고 자격지심으로 가득한 인물. 조안은 그런 남편을 대학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나 사랑에 빠졌다.


남편이 노벨상 수상 소감을 말할 때, 화면 가득히 잡히는 조안의 얼굴에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스친다. 조안은 누군가 자신의 직업을 묻자 "킹메이커"라고 답한다.

자녀들에게조차 수십년간 말하지 못한 비밀을 조안은 과연 폭로할까.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 그토록 오랫동안 남편에게 헌신한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연 사랑일까, 익숙함일까.
2003년 출간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주연을 맡은 72세 노장 글렌 클로스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강력 후보로 꼽힌다. 절제되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연기는 사람을 끄는 강력한 마력을 발휘한다. 45년 연기 내공이 저절로 느껴진다.


앞서 2019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글렌 클로스는 "아버지를 위해 평생 헌신한 어머니를 떠올리며 연기했다"며 "우리 여성들은 '양육자' 역할을 요구당하며 살아왔다. 그건 옳지 못하다. 이제는 우리 자신의 성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수상 소감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글렌 클로스의 실제 딸이자 할리우드 배우인 애니 스털크는 조안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모녀가 한 인물을 연기한 셈이다.

오는 4월 개봉을 앞둔 '바이스'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분장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빅쇼트'의 애덤 매케이 감독과 크리스천 베일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서 펜타곤 수장을 거쳐 미국 부통령에 오른 뒤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미국과 세계를 쥐고 흔든 딕 체니 이야기를 담았다.
딕 체니 역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은 머리를 밀고 20㎏ 이상 살을 찌우며 혼신의 연기를 펼쳐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점쳐진다.

fusionjc@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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