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태아 다운증후군 검진병원 대폭 늘린다

2019-03-04 11:18:23

지난 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코스에서 파를 기록해 화제의 인물이 됐던 에이미 보커스텟(20). 에이미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PGA 투어 소셜 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애아는 태어날 권리조차 없다는 말인가요?"
일본에서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 질환을 임신 단계에서 검진하는 의료기관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문제를 놓고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산과·부인과학회는 지난 2일 이사회에서 태아 단계에서 염색체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형 출생전 진단' 가능 의료기관을 대폭 늘리기 위해 검진병원 요건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학회 측은 현재 검진 가능 병원 요건이 엄격해 무허가 시설에서 검진이 이뤄지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일본에서 2013년 4월 도입한 '신형 출생전 진단'은 임신부 혈액에 포함된 태아 DNA를 분석해 다운증후군, 3염색체성 13·18증후군 등 출생 후 장애로 이어지는 염색체 질환 가능성을 검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35세 이상의 임신부가 검진을 받는데, 종래의 양수검사와 비교해 비싼 편이지만 간편하고 안전해 선호되고 있다고 한다.

이 검사는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20만엔(약 200만원) 정도가 든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태아가 염색체 이상에 의한 질환을 가졌는지 확인하려면 반드시 상담 체계가 갖춰진 대형 인가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인가 병원은 산부인과·소아과 전문의를 둬야 하고, 두 사람 중 한쪽은 유전 분야 전문 자격까지 갖춰야 한다.

현재 이 요건을 충족하는 의료시설은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 92곳에 불과하다.

일본에서 이 검사를 받은 임신부는 만혼 추세에 따른 고령 임신 증가 영향으로 작년 9월까지 6만5천265명에 달하는 등 계속 느는 추세다.

이런 현실에 맞춰 기존 검진 시설을 '기간시설'로 지정하고 협력병원 제도를 신설해 유전 분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학회 측이 마련한 소정의 연수를 받은 의사가 배치된 소규모 협력병원에서도 검진이 가능토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일본산과·부인과학회는 협력병원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기간시설로 가서 정밀 검진을 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학회 측에 따르면 작년 9월까지 검진을 받은 사람 가운데 98%가량은 음성으로 나왔다.

그러나 양성으로 판정된 991명 가운데 실제 이상이 있는 것으로 진단된 886명 중 대다수인 92%가 중절을 선택했고, 출산까지 간 사례는 0.4%에 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일각에선 검진 문턱이 대폭 낮아질 경우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태아는 생명권을 한층 더 위협받는 등 생명윤리적으로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장애자 자립지원 활동을 이끄는 하기와라 미유키 씨는 현지 언론에 "장애로 판명되면 낳지 않겠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생명을 선별하지 말고 태어나는 아기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연합뉴스>


오늘의 인기 콘텐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