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망없다" 로봇의사의 시한부 선언…가족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2019-03-09 12:30:10



만일 병원에 실려온 당신에게 로봇이 다가와서 '며칠 남지 않았다'며 시한부 선고를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병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만성 폐질환을 앓아오던 어네스트 퀸타나(78)는 지난 1일 급성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구급차로 프리몬트에 있는 카이저 퍼머넌트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퀸타나의 손녀딸 애너리샤가 중환자실에서 할아버지를 돌봤다.

환자가 계속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에서 병실에 들어온 건 의사가 아니라 로봇이었다.

로봇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자 로봇 본체에 붙어있는 비디오 스크린에 의사의 얼굴이 나타났다. 의사는 멀리 있어 당장 진료를 보러 오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의사는 로봇 스크린을 통해 "호흡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기능할 수 있는 폐조직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요"라는 말을 남겼다. 사실상 임종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퀸타나는 그런 진단을 받고 나서 이틀 만에 숨졌다.

그의 딸 캐서린은 "그냥 일반적인 소식이라면 그건 (로봇이 전해주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폐가 얼마 남지 않았고, 이제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처치라고는 모르핀 주사 놔주는 것밖에 없다는 얘기를 로봇에게서 듣는다고 생각해봐라. 최소한 이건 사람에게서 들어야 하는 말이다"라며 분을 참지 못했다.

병원 측은 "그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었다"면서 "환자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로봇을 이용한 원격진료가 병원 정책의 일부라며 진료 행위에 이상이 없었다고 강변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말기환자센터의 스티브 펜틸럿은 AP통신에 "로봇 진료 기술은 멀리 있는 원격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로봇 진료가 반드시 따뜻하지 않은 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환자가 어려운 상태라는 말을 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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