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뉴질랜드 총격사건 영상 삭제…'늑장대처' 비판

2019-03-16 08:05:22

[AP=연합뉴스]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들이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을 찍은 동영상과 관련 계정을 일제히 삭제했다.





그러나 얼마 후 총격 동영상 복사본이 재등장했으며, 페이스북 등은 동영상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치권에서는 페이스북이 '늑장 대처'한 탓에 총격 영상이 맘대로 돌아다녔다며 비판했다.

CNN에 따르면 체포된 총격 용의자 중 한 명은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로 17분 분량의 라이브 총격 영상을 촬영했다.
총격 용의자는 트위터와 이미지 보드 사이트 '8chan'에 반이민 선언문을 게시하고 링크를 걸어놓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슬람 사원 공격 생방송을 진행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에는 범인이 차량을 몰고 이슬람 사원으로 이동하는 과정과 트렁크에서 소총을 꺼내 들고 사원에 진입해 난사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동영상에는 용의자가 비디오 게임을 하듯 사람을 쏘는 장면이 나온다. 총격범은 비디오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를 보면서 킬러 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이번 총격으로 4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호주·뉴질랜드 지역 정책담당 미아 갈릭 국장은 "뉴질랜드 경찰이 라이브 스트리밍이 진행된 직후 영상에 대해 알려왔고 즉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용의자 계정 및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총격 영상이 얼마 동안 일반 사용자들에게 노출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페이스북 측이 영상을 삭제한 이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영상 복사본이 페이스북에 재등장했다.



유튜브, 트위터에도 영상 복사본이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는 "뉴질랜드 총격 또는 총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계정, 비디오 영상 등을 플랫폼에서 모두 제거했다"라고 말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도 폭력 콘텐츠에 대처하는 회사 정책에 따라 총격 영상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게 총격 영상 다운로드 또는 확산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나름대로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나돌아다니는 영상의 확산을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극단주의 프로젝트의 루신다 크레이튼은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가 공조해서 협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이런 비디오들이 다시 나타날 수 있게끔 허용해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CNN 법률자문역 스티브 무어는 "총격 비디오를 공유하는 것이 모방범죄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테크기업들이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난 그들의 수익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더 빨리 (총격 영상을) 끌어내렸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도 "이런 증오 콘텐츠가 페이스북에 생중계되고, 삭제 후에도 유튜브와 레딧 등을 통해 마구 증폭되는 게 현실"이라며 "거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얼마나 악용되고 있는지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페이스북이 증오 콘텐츠를 걸러내기 위해 인공지능(AI) 감시견을 가동하고 있는데도 이번 총격 영상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oakchul@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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