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 in 인터뷰]삼성 김헌곤, "현재를 사니 미래가 찾아왔다"

2019-03-19 08:55:36

24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펼쳤다. 타격훈련을 하고 있는 김헌곤. 오키나와(일본)=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2.24/

한때 미래를 살았다.



'언젠가는 주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쉴 새 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쉼 없는 훈련은 군 복무중에도 계속됐다. 그렇게 상무 시절이 지났다.

미래를 향한 부단한 노력. 의미 없이 말라버린 땀방울은 없었다. 기어이 꿈이 이뤄졌다. 최형우가 FA로 이적했다. 좌익수가 비었다. 제대 첫 해인 2017년 가장 많은 123경기를 소화한 뒤 자신감이 붙었다. 이듬해인 지난해 포텐이 빵 터졌다. 풀타임 출전. 화려한 전리품이 남았다. 3할 타율과 두자리 수 홈런(11홈런), 22도루, 77타점. 알토란 같은 활약이었다.

미래를 살던 삼성 외야수 김헌곤(31). 그는 이제 현재를 산다.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둔 시점.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그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까.

"사실 제가 경기를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하루하루 그저 열심히 살다보니 작년 같은 성적이 나왔던 거 같아요. 결국 올해도 결과는 제가 컨트롤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하루하루 그저 열심히 하자 하는 마음 뿐입니다. 그래서 큰 부담은 없어요."

놓치지 말아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일분 일초, 하루 하루, 현재 내가 보내고 있는 매 순간이 모여 나의 미래가 된다. 김헌곤은 기적 같은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안달복달 할 시간에 배트를 한번 더 휘두르는 게 더 의미 있음을 알게 됐다.

"마음 같아서는 정말 더 잘하고 싶지만요. 야구가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니까…."

악바리, 최선, 간절함…. 김헌곤에게서 떠오르는 키워드다. 실제 그는 타석에서 끈끈하다. 찬스가 오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오히려 확률이 더 높다. 모든 기운을 배트에 모아 있는 힘껏 온 몸으로 스윙한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1루까지 전력으로 뛴다.

김한수 감독도 이처럼 찬스에 강하고 끈질긴 김헌곤의 장점을 잘 안다. 그래서 구자욱에게 2번을 맡기고, 찬스가 많은 쪽에 배치할 예정이다.

온 몸 타격에 대해 언급하자 그도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정말 힘듭니다. 사실 저는 제가 시합 때 어떻게 치는지 모르잖아요. 나중에 화면으로 보니까 뭔가 편안해보이지 않더라고요. 실제 경기를 마치면 다른 선수보다 더 힘든 거 같긴 해요."

한밤에 원정 숙소에서 주차장에 나가 배트를 휘두르던 그가 이제 조금은 야구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

"이제는 지나치게 훈련하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작정 많이 한다고 잘되는 거 같으면 잠을 안 자고라도 연습을 하겠죠. 하지만 야구란 게 잘 쉬는 것도 잘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배운 점도 많다. "경기를 계속 나가다 보니 '이렇게 하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는구나'하는 점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다른 방법을 계속 나름대로 시도하게 되고요. 확률적으로 높은 느낌이 드는 그런 자세를 찾다 보니 결과가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김헌곤의 2019년, 날마다 새로워질 시즌이다. 새 시즌 그의 목표는 정량적이지 않다. 타율 얼마, 홈런 몇개 이런 목표 수치는 머리 속에서 지웠다. 오직 정성적 목표만이 있다.

"땅볼을 웬만하면 적게 치고 싶어요. 아웃이 되더라도 떠서 가는 타구를 만들고 싶어요. 스윙 궤적을 어퍼컷 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의식을 해보려고요. 야구가 어려운게 조금만 변화를 줘도 밸런스가 확 흐트러 질 수 있잖아요. 밸런스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땅볼이 최대한 적게 나올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뒤늦게 시작된 야구 인생의 전성기. 그는 어떤 모습으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기를 원하고 있을까.

"제가 코너 외야수다 보니 타 팀 선수들과 비교해 볼 때 공격적으로 아쉬움이 많아요. 조금 더 공격력이 좋은 외야수가 되고 싶습니다."

더 나은 공격력을 위해 오프 시즌 동안 김한수 감독의 조언 속에 업그레이드 된 타격을 준비했다. "감독님께서 조언해 주신 부분이 제게 잘 맞는거 같습니다. 지난해 팀이 정말 아쉬웠잖아요. 올해는 제가 조금 더 안정적인 플레이로 열심히 노력해 팀에 많은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서른부터 시작된 잔치. 희망찬 새 시즌의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다시 이 악물고 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부산=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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