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은 끝났다는 말, 듣지 말아야죠"…38세 베테랑의 다짐

2019-04-15 09:06:41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성환(38·삼성 라이온즈)은 무척 추운 겨울을 보냈다.
2014년 11월 26일 당시 투수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인 4년 80억원에 사인했던 윤성환은 2018시즌이 끝난 뒤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4년 전과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FA 시장에서 베테랑들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더구나 2015∼2017년, 3시즌 동안 40승 27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하며 'FA 모범생'으로 불렸던 윤성환은 2018년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윤성환은 스프링캠프(2월 1일) 시작일을 사흘 앞두고 1년 10억원에 사인했다. 보장 금액 4억원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6억원이다.
지난겨울을 떠올리며 윤성환은 "많은 게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잠시 의기소침하긴 했지만, 윤성환은 다시 공을 잡았다.
2018년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윤성환은 끝났다"라는 평가를 뒤집고 싶었다.
그는 "솔직히 '윤성환은 끝났다'라는 말이 들리면 서운했다. 올해는 그런 평가가 나오지 않게, 꾸준히 잘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였다.
그는 2013∼2017년, 5시즌 동안 141경기에 선발 등판해 889⅓이닝을 던졌다. 이 기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지기도 했다.
2004년 삼성 입단 후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은 윤성환은 개인 통산 127승으로, 삼성 구단 최다승 기록도 보유했다.
중간 계투로 뛸 때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졌던 윤성환은 선발 전환 후 직구 구속을 시속 140㎞대 초반으로 낮췄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섞어 '빠르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만들고 대담한 승부를 펼쳤다.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 김진욱 전 kt wiz 감독 등 꽤 오랫동안 많은 지도자가 젊은 투수들에게 "윤성환처럼 던져라"라고 조언했다. 삼성 2년 차 양창섭 등 많은 유망주가 "윤성환 선배를 닮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성환은 "다 옛날이야기가 됐다"고 했지만, 그의 '정면승부'는 여전히 젊은 투수들의 교과서로 통한다.
그리고 "윤성환은 끝나지 않았다"는 걸 마운드 위에서 증명하고 있다.



개막 엔트리에서 빠져 퓨처스(2군)리그에서 2019시즌을 출발한 윤성환은 4월 7일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시즌 첫 경기를 치러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13일 kt wiz전에서도 5이닝 8피안타 3실점의 무난한 투구를 했다.
올 시즌 두 경기에서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3.27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이제 윤성환은 삼성의 확실한 선발 자리를 되찾았다. 더 고무적인 건, 윤성환의 구위가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윤성환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FA 계약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예전보다 몸을 늦게 만든 건 사실"이라며 "시즌 초 2군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걸, 나부터 느낀다"고 했다.
이어 "출발은 조금 늦었지만,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 지금은 6회쯤 되면 힘이 떨어지는 걸 느끼는데, 이 문제도 경기를 치르고 보강훈련을 하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윤성환도 "한창 좋았을 때보다는 힘이 떨어졌다. '분필이론이 결국 맞구나'라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분필이론'에 따르면, 투수의 팔은 닳는다. 트레이너들은 "사실 사람의 팔로 시속 140㎞ 이상의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무리한 행동"이라며 "다양한 보강훈련을 통해 부상 시점을 늦추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많은 공을 던진 윤성환의 팔에도 무리가 왔다. 하지만 '운동광'인 윤성환은 '닳는 속도'를 늦춰왔고, 여전히 자신 있게 공을 던진다.
윤성환은 "예전에는 '은퇴 시점은 내가 정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힘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은퇴할 수도 있겠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자신 있게 던지고 싶다. 아직 힘도 많이 남았다"고 했다.
추운 겨울을 보낸 윤성환에게 다시, 봄이 찾아왔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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