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2년6개월간 야구 접었던 KIA 양승철 "부모님이 주신 좋은 어깨로 다시 일어선다"

2019-04-15 08:07:09

양승철.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늦깎이 신인' 양승철(27)은 2년6개월간 야구를 그만뒀었다. 원광대 4학년 1학기를 마친 시점에서 어깨 부상과 스트레스가 겹쳤다. 냉정하게 프로에 지명받기 힘들다고 판단, 2015년 2월 방위산업체에서 군대체복무를 했다. 양승철은 "방위산업체에 가니 운동할 여건이 안됐다. 야구를 그만둘 생각으로 야구공을 아예 잡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2017년 5월, 군 제대 이후 양승철의 계획은 고교 3학년 야구선수였던 동생 뒷바라지였다. 한데 동생을 따라다니면서 야구를 하고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때 마침 구단 스카우트들도 양승철에게 "포기하지 말라"며 힘을 북돋았다.

양승철은 다시 일어났다. 2년6개월 동안 야구를 그만둔 그가 다시 야구공을 잡았다. 2017년 6월 광주진흥고 선배(서한중 진흥고 코치)가 운영하는 재활센터 겸 야구 아카데미에서 몸을 만들고 지난해 원광대에 복학해 본격적인 피칭을 시작했다.

이후 포기했던 프로 팀에 입단했다. 2019년 드래프트에서 KIA 2차 4라운드에 지명받았다. 1m93, 108㎏의 타고난 신체조건에 150km의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쉽게도 출발점은 2군이었다. 2군 대만 캠프부터 시작했다. 양승철은 "당시 2군 코칭스태프께서 '가능성은 좋은데 네가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도 등판했을 때마다 내용이 좋아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계획대로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 시즌 기간 투구 폼 교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다만 스트레스가 늘었다. 양승철은 "지난해 150km를 던졌다. 그러나 투구 폼을 교정하면서 제구와 폼은 깔끔해진 반면 구속이 줄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했던가. 13일 1군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12일 SK전에서 12회 연장 혈투를 벌이느라 마운드가 바닥 났다. KIA에선 롱맨이 필요했고 부랴부랴 박정수와 함께 1군에 콜업 됐다. 그리고 1-4로 뒤진 7회 양승철이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에서 준비할 때는 떨렸다. 그러나 막상 마운드에 올랐는데 KIA 팬들의 환호성을 듣고 긴장감이 사라졌다." 양승철은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그 사이 9회 초 2사 이후 한승택의 그랜드슬램 등으로 승부가 6대4로 뒤집힌 상황에서 9회 말에도 양승철이 마운드에 섰다. 아쉽게 한 타자를 잡은 뒤 최 정에게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2⅓이닝 2안타 무실점. 게다가 프로 데뷔 첫 등판에서 첫 승까지 수확하는 기쁨을 안았다. 신인 양승철은 프로 선배이지만 나이가 어린 한승택에게 "너 때문에 첫 승을 했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숙소로 이동한 양승철은 여전히 얼떨떨했다. 그는 "아직까지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 내 장점은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철의 압도적인 피지컬은 마운드에서 더 위용을 드러낸다. 그는 "사실 프로에 와서 밥이 너무 맛있어서 몸무게가 10㎏ 쪘었는데 지금은 다시 뺐다.(웃음) 부모님께 물려받은 좋은 어깨로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김기태 KIA 감독도 양승철에게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2군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다. 볼넷도 없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텐데 샤프하게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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