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투수의 노히트노런 19년전의 일, 왜 '불가능'이 됐나

2019-04-23 10:02:19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는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KBO리그 정규시즌 역대 14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선발투수가 안타와 득점을 한 개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는 것을 '노히트노런(No Hit No Run)'이라고 표현한다. 한국, 일본과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는 '노히터(No Hitter)'라고 부른다. 실점 여부는 상관없는 무피안타 완투승의 의미다. 야구가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무실점 조건이 포함돼 'No Run'이 붙었고, 한국 야구가 일본 표현을 따르게 된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가 지난 2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정규시즌 역대 14번째 노히트노런 게임을 연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맥과이어는 앞서 5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부진해 퇴출 후보로 거론된 터라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는 일리 있다.

주목할 것은 맥과이어 이전에 나온 역대 11, 12, 13호 노히트노런을 모두 외국인 투수가 이뤘다는 점이다. 2014년 NC 다이노스 찰리 쉬렉, 2015년 두산 베어스 유네스키 마야, 2016년 두산 마이클 보우덴에 이어 이번에 맥과이어가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외인 투수 강세 현상의 또 다른 단면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토종 투수가 노히트노런 게임을 연출한 건 2000년 5월 18일 한화 이글스 송진우가 마지막이다. 19년 전의 일이니 토종 투수에게는 더이상 노히트노런과 같은 대기록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딱 박힌 느낌이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2000년까지 나온 10번의 노히트노런 게임은 모두 토종 투수들의 작품이었다. 2년에 한 번씩 '걸작'이 나왔던 셈이다.

토종 투수가 노히트노런을 연출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타자와의 승부 스타일과 완투 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외인 중에는 공격적인 투구로 승부하는 투수가 많다. 등판 경기수와 투구 이닝에 인센티브 걸린 것도 이 같은 공격적인 투구를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공격적인 투구는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것인데, 자신만의 리듬을 이어가면 9이닝 동안 지속적으로 타자를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송진우 이전에도 이같은 유형의 토종 투수들이 간혹 존재했다. 송진우 뿐만 아니라 장호연 선동열 김태원 정민철 정민태 등은 불같은 강속구 또는 정교한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 등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노히트노런을 연출했다.

그러나 최근 토종 투수들은 공격적인 투구도 그렇고 완투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투구수 100개 안팎을 한계 투구수로 여기다 보니 9이닝 완투 경기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맥과이어가 이날 노히트노런 게임에서 던진 공은 128개였다. 보우덴은 무려 13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마야는 136개, 찰리가 비교적 적은 110개를 던졌다.

완투 능력도 없는데 노히트노런은 언감생심이다. 지난해 완투 기록이 있는 토종 투수는 6명이었다. 2017년에는 10명, 2016년에는 8명, 2015년에는 7명이었고, 8개팀 체제였던 2010년에는 15명, 2001년에는 13명이었다. 전반적으로 토종 투수들에게 완투 자체가 흔하지 않은 일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올시즌 9이닝 완투는 아직까지 맥과이어가 유일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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