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운동하면 '사타구니'에 '통증' 정계정맥류?

2019-05-10 13:32:05



전립선염으로 의심 받기도 … 통증, 고환 위축 시 치료 고려해야





얼마 전부터 직장인 축구를 시작한 김성호씨(32세·가명)는 운동을 하고난 뒤 사타구니 부근이 쑤시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이어서 갑작스럽게 시작한 운동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갈수록 서있기 힘들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



증상이 심해지자 처음에는 전립선염을 의심해 비뇨기과를 찾았지만, 소변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왔다. 그러던 중 최근 아내와 찾은 난임클리닉에서 '정계정맥류'가 있으며, 정자 운동성이 낮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정계정맥류는 고환 상단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생기는 질환이다. 정맥이 크게 확장되면 음낭의 피부 아래로 구불구불 얽힌 혈관들이 보이며, 말랑말랑한 '종물'이 만져진다.



발생 원인은 혈관 내 판막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면서 정맥 혈관이 늘어나 생긴다. 정계정맥류는 약 80% 이상이 왼쪽에 생기는데, 이는 왼쪽에 위치한 정맥이 신체 구조상 고환보다 위에 있는 신장에 연결돼 중력을 거슬러 피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불임 검사 중 많이 발견돼 … 통증 있으면 치료하는 것이 좋아



이 질환은 평소 큰 증상이 없다가 일시적으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 깊게 지켜보지 않으면 발견이 어렵다. 성인은 불임 때문에 진단을 받다가, 청소년은 신체검사 중 우연히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난임 때문에 하는 경우가 많다. 정계정맥류라고 해서 모두 난임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난임 원인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일반 남성의 10~15%에서 정계정맥류가 발견되지만 난임 남성에서는 21~41%에서 발견된다. 또 남성 난임 환자 중에서 치료 후 정액지표의 개선을 보고한 연구가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정계정맥류는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바로 통증이 있는 경우다. 통증은 서혜부나 고환에서 시작되며, 오래 서있거나 심한 운동을 하면 생기거나 더 심해진다.



일반적으로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성기능장애를 직접적으로 일으키지는 않으나,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될 정도로 고환의 크기가 줄어든다면 성기능 장애가 동반될 수도 있다.



김건우 원장은 "통증이 생기면 바닥에 눕는 것이 아픔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중력으로 인한 혈관 압박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법으로, 통증이 있다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신마취·수술 없이 국소마취·색전술로 치료 가능



최근 정계정맥류의 1차 치료는 수술 대신 효과가 우수한 비수술적 치료법인 색전술이 선호되고 있다.



색전술은 팔 혈관으로 카테터를 삽입하여 혈관조영장비로 혈관을 보면서 정계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고환정맥을 경화제와 백금코일로 차단하는 방법이다. '인터벤션 시술'(첨단 영상장비를 사용해 미세침습으로 수술 없이 혈관을 막거나 개통해 병변을 치료하는 것) 중 하나다.



유럽과 미국에서 더욱 활발히 시행되는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피부를 절개해 혈관을 잘라 묶는 대신 백금코일과 액체상태의 STS(Sodium Tetradecyl Sulfate) 경화제를 사용해 혈관을 '막아' 치료한다. 백금코일과 함께 혈관을 이중 차단하는 STS는 문제 혈관 및 잠재 혈관까지 동시에 막아 정계정맥류 재발률을 크게 떨어뜨린다. 또한 결찰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음낭수종'(고환에 물이 차는 증상)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정계정맥류 색전술 다음날부터 샤워가 가능하며, 3주 뒤부터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등 회복도 빠르다. 바쁜 사업가·회사원 등 중장년층은 물론 부대로 빨리 복귀해야 하는 군인들도 받을 수 있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재욱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정계정맥류 색전술이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1차 치료로 권해지는 추세에 따라 해외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수술 후 재발된 경우 시도해도 역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조선 medi@sports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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