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압도적 惡" 마약왕 구스만에 종신형…14조8천억 추징

2019-07-18 08:06:11

[EPA=연합뉴스]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미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브라이언 코건 판사는 구스만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추가 구형을 받아들여 종신형에 더해 '징역 30년형'을 추가했다.

코건 판사는 구스만이 마약밀매 등으로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126억달러(약 14조8천806억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앞서 지난 2월 배심원단은 구스만에 대해 유죄평결을 내린 바 있다.

구스만은 멕시코에서 마약밀매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운영하며 미국으로의 마약밀매를 비롯해 각종 범죄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다.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왕으로 불려온 구스만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각지에서 200t이 넘는 마약을 밀매하고 돈세탁,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코건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구스만의 범행에 대해 "압도적 악"(overwhelming evil)이라고 혹평했다.

구스만과 변호인 측이 유죄평결을 내린 배심원들에 대해 언론 보도에 편향돼 재판부에 거짓말했다면서 재심을 요구했지만 코건 판사는 이를 기각했다.

구스만은 이날 약 30개월간의 구속 기간에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면서 "하루 24시간 심리적인, 감정적인, 정신적인 고문하에 있었다", "정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범죄 행각은 조직원을 포함해 50명 이상이 증인으로 나선 재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재판에서도 한때 조직원이었던 앤드리아 밸레즈는 구스만이 갱단에 100만달러를 주고 자신의 살해를 지시했다면서 자신은 미국 당국의 도움으로 탈출했다고 증언했다.

구스만은 30년 이상 지하 터널과 트럭, 승용차, 열차, 비행기, 선박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밀매했다.
식료품 캔과 구두 상자에도 마약을 은닉해 밀매했으며, 미국 시민권자를 범죄에 동원했다. 조직원들에게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뉴욕행 식용유 수송 열차의 가짜 벽에 코카인을 은닉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구스만의 한 콜롬비아 공급책은 잠수부원들이 바다에 침몰한 선박에서 코카인을 회수하기 위해 약 1년간을 수색 활동을 벌였다는 사실도 증언했다. 한 조직원은 자신이 최소 1천만 달러가 든 가방을 끌고 매주 멕시코시티 은행을 찾아 자금을 예치했다고 털어놨다.

구스만에게 현금을 가득 실은 비행기 세 대가 하루에 오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구스만의 전 경호원은 구스만이 상대 마약조직 조직원 3명을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구스만이 쏜 총에 맞고도 살아있었지만, 구스만은 생매장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구스만이 120억달러 이상의 마약밀매를 했다고 밝혔으며,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한때 구스만을 세계 최대 부호 중의 한명으로 올리기도 했었다.
구스만은 2017년 1월 멕시코 당국에 의해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앞서 그는 두 번이나 탈옥한 바 있다.

그는 2001년 멕시코 할리스코 주에 있는 교도소에서 빨래 바구니에 숨어 탈옥했다가 2014년 2월 태평양 연안의 휴양도시 마사틀란에서 검거됐다.
2015년 7월에도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연방 교도소에서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독방 샤워실 바닥과 교도소 외곽의 1.5㎞가량 떨어진 건물로 연결된 땅굴을 파 재차 탈옥했다.
구스만은 두 번째 탈옥 6개월 만인 2016년 1월 멕시코 서북부 시날로아 주의 한 은신 가옥에 숨어 있다가 멕시코 해군과 교전 끝에 검거됐다.

구스만의 탈옥 전력 때문에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후 호송 및 재판 과정에서 철통같은 작전이 펼쳐졌으며, 미 언론들은 세기의 재판이라 불렀다.

뉴욕 로어 맨해튼의 연방 교도소에서도 보안이 가장 삼엄한 수용동에 수감된 구스만이 재판을 받으러 강 건너 브루클린으로 이동하는 시각에는 브루클린 다리의 교통이 완전히 차단돼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기도 했다.
언론들은 형을 확정받은 구스만이 콜로라도주 플로런스 인근의 'ADX 플로런스' 교도소로 이감될 것으로 관측했다.
ADX 플로런스는 '수퍼맥스'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중범죄자 전용 교도소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의 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와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폭파사건을 기도한 주범 중 한 명인 람지 유세프 등이 수감돼 있다.

lkw777@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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