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소재 한국 수출 규제, 중국에 '불똥' 튄다

2019-07-20 14:09:41

일본,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한국 수출 규제(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일본 언론을 통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하는 3개 품목에 포함된 불화수소의 일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서 쓰인다며 이번 규제의 불똥이 중국에 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된 불화수소(에칭가스)는 약 3만6천800t이다.

한국의 불화수소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지만 반도체 기판 세정용으로 사용되는 초고순도품에 한정할 경우 일본의 스텔라케미화와 모리타화학공업이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산은 저순도품이어서 용도가 다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에 중국으로 4천50t의 불화수소를 수출했다.

중국 세관 통계로도 한국에서 수입하는 고순도 불화수소는 2018년 약 4천t이었는데, 대부분은 일본제로 한국을 경유해 들어온 것이었다.

이 불화수소가 가는 곳은 70% 이상이 산시(陝西)성, 30%가량이 장쑤(江蘇)성이다.

산시성 시안(西安)에는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메모리 공장이, 장쑤성 우시(無錫)에는 SK하이닉스의 D램 공장이 있다.

두 회사는 반도체 메모리 세계 시장의 50~70%를 점유하고 있다.
닛케이는 한국의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삼성은 낸드형 플래시 메모리의 25%를, SK하이닉스는 DRAM의 4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닛케이에 "일본에서 수입한 불화수소는 한국에서 가공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한국 내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되고, 일부는 두 회사의 중국 공장으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불화수소를 중국에 수출할 때는 정부가 판매자에게 최종 사용자를 명기토록 하고 이를 엄수한다는 서약을 받는다. 다른 곳으로 가거나 허위신고가 발각되면 법적 책임을 묻는 체제로 돼 있다"며 엄정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이 일본에서 들여온 반도체 소재를 중국에 원활하게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처로 신뢰하는 화이트 국가로 지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 지정 대상에서 빠지면 심사나 절차가 한층 엄격해져 복잡한 수속이 필요하게 된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내달 중 전략 품목의 수출 규제 완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첨단 소재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이 막히면 한국을 경유한 중국 수출도 불가능해져 두 회사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반도체 산업에 정통한 중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화웨이 등이 특히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면서 PC, 서버 등의 메이커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업체의 반도체 생산이 줄어들 경우 중국 기업들이 자국산으로 부족분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게 닛케이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하이테크 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2020년 자급률 40%를 목표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 왔지만 현재 자급률이 10% 정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닛케이는 삼성전자 등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대체 소재를 찾고 있지만 품질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일본 업체들이 중국에 직접 수출하는 새로운 공급망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parksj@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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