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실로 싸워야한다" 김태형 감독, 이유있었던 기다림

2019-08-19 10:23:59

17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롯데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두산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8.17/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언제까지 타격이 살아나길 기다리고 있겠나"



어느덧 페넌트레이스 막바지를 향해 가고있다. 팀당 110경기 이상 소화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권에 있는 팀들의 윤곽도 어느정도 드러난 상태다. 평균 30경기 남짓 남은 상황에서, 사령탑들은 이제 현실적인 계산에 들어간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는 여전히 고삐를 잡고있다. 두산은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승리를 포함해 최근 3연승을 기록하며 다시 키움 히어로즈를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를 탈환했다. 한때 3경기 차까지 벌어졌던 키움과의 엎치락뒷치락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페이스만 놓고 보면 키움은 주춤한 반면 두산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산은 6월 월간 성적 13승12패로 전체 5위, 7월에도 9승8패로 전체 5위를 기록하며 SK 와이번스와의 1위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언제든 흐름을 타면 가장 무서운 팀이 또 두산이다. 두산은 8월들어 치른 14경기에서 9승5패를 기록했다. 8월 승률 전체 1위다. 반면 키움은 6승8패로 처져있다. 상승-하강 곡선 그래프의 희비가 8월들어 바뀌었다.

투타가 안정되면서 거둔 결과다. 그중에서도 타격이 살아났다. 두산은 시즌 내내 타격 침체에 대한 우려를 들어왔다. 작년 두산은 팀 홈런 4위(191개)였지만 올해는 67개로 9위에 머물러있다. 팀 타율 1위(0.309), 장타율 1위(0.486)에서 올해 타율 4위(0.275), 장타율 4위(0.390)로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인구 변화나 개개인의 컨디션 난조, 부상 등 정확히 어느 하나가 문제라고 콕 찝기는 힘들지만 폭발력이 줄어든 것은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4번타자 김재환을 비롯해 최주환, 오재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등 주축 타자들이 번갈아가며 꾸준히 쳐주면서 공격 짜임새가 살아났다.

결국 기다림이 빛을 봤다. 팀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워낙 처져있을 때는 변화를 주고싶어도 줄 수가 없었다. 올해 기회를 주며 성장을 기대했던 백업 요원들이 눈도장을 찍지 못했고, 당장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나타나지도 않았다. 물론 신진급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면야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내년은 몰라도, 올해 두산은 성적을 내야하는 팀이다. 시즌초부터 그런 흐름을 유지해왔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주전 멤버들을 주축으로 매 경기 라인업을 꾸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물론 답답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내부적으로 여러 고민들이 있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선수 한명 한명의 부진을 굳이 짚어내지도 않고, 공개적으로 질타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모든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자칫 편하게 언급을 했다가 '탓'이 될 수도 있다. 그럼 자연스럽게 화살이 감독이 아닌 해당 선수에게 쏟아지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바람직하지는 않다.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결론도 내놨다. 김태형 감독은 "언제까지 타격이 살아나길 기다릴 수 있겠나. 이게 현실이다. 여기서 더 살아나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현실로 그냥 싸워야한다"고 했다. 더이상 개개인의 슬럼프를 원인으로 탓하기보다, 꾸릴 수 있는 멤버로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8월 팀타율 2위(0.304)까지 치고 올라선 두산은 특유의 뒷심을 앞세워 반전을 꿈꾼다. 그동안 '부진하다'고 평가받아왔어도, 여전히 상위권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이제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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