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폭주하는 '장외 타격왕' 양의지, 비결은 무심(無心) 타법

2019-08-25 07:23:48

지난 22일 잠실 LG전에서 결승 홈런을 날린 뒤 인터뷰 중인 양의지.

"타율 1위요? 그냥 하다 보면 정해지는 것 같아요."



NC다이노스 포수 양의지(32)는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지난해 LG트윈스 김현수와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했다. 시즌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레이스를 펼쳤다. 10월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두고두고 아쉬웠다. 3타수무안타로 물러나며 0.358을 기록, 결국 김현수(0.362)에게 4리 차로 왕좌를 내줘야 했다. 생애 첫 타이틀에 대한 욕심에 발목이 잡혔다.

쓰라렸던 경험이 약이 됐다. 불필요한 집착을 버렸다.

양의지는 NC로 팀을 옮긴 올 시즌도 어김 없이 타격왕 레이스의 중심에 서 있다. 내복사근 부상으로 인한 한달여간의 공백도 그의 뜨거운 배트를 식히지 못했다. 지난 13일 부상 복귀 후 10경기에서 마치 한풀이를 하듯 안타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10경기 39타수18안타(0.462), 3홈런, 8타점, 9득점, 4사구 4개, 삼진은 단 1개 뿐이다. 10경기 중 멀티 히트 경기가 무려 7차례.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중이다.

3안타 경기도 24일 롯데전을 포함, 2경기나 된다. 타율이 0.369로 껑충 뛰어올랐다. 규정타석까지 단, 4타석 모자란 장외 타격왕. 장내 타율 선두 그룹인 두산 베어스 페르난데스(0.343), KT 위즈 강백호(0.342), KT 위즈 로하스(0.341), NC 다이노스 박민우(0.340) 등과의 격차가 꽤 벌어졌다.

양의지의 타격왕 복귀는 시간 문제다. 불과 서너 게임만 더 치르면 바로 장내로 진입한다.

한달 공백이 무색하게 왜 이렇게 잘 치는걸까. 폭주의 이유, 본인도 살짝 의아해 한다. 그는 "원래 8월에 떨어지는 페이스인데 올해는 희한하게 올라가네요"라며 웃었다. 이어 "감각이 떨어질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경기를 자주 본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타격왕 자체를 의식하지 않는 것도 맹타의 비결 중 하나다.

그는 규정타석과 타율 1위 복귀에 대한 질문에 "사실 작년에 경쟁을 해봤잖아요. 다 쓸데 없는 거 같아요. 그냥 하다보면 정해지는거죠. 작년 마지막 경기에 3타수2안타 쳤으면 되는건 데 결국 안됐죠. 발버둥 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게임에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집착'은 반작용의 에너지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오히려 떠나가게 만든다. 돈, 명예, 사랑, 다 마찬가지다. 손에 움켜쥐려 할수록 나도 모르는 사이 물처럼, 모래처럼 빠져나가 어느덧 빈손이 되고 만다.

양의지는 야구와 인생을 관통하는 이 중요한 깨달음을 지난해 실패를 통해 얻었다.

올시즌 마인드는 전혀 다르다. 개인적 욕심은 없다. 그저 중요한 시기에 한달여 부상 공백이 팀에 미안할 뿐이다.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가 '엔트리에서 빠지지 말자'였는데 그게 가장 죄송하고, 남은 시즌 동안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아요. 순위 싸움보다 승수를 최대한 많이 쌓도록 매 경기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우리팀이 5강에서 처지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을 잊고 오직 팀의 승리만을 위한 집중력. '무심(無心)'으로 돌아온 양의지의 배트가 가을의 길목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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