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채드벨, 퍼펙트 깨진 뒤 실수한 오선진에게 다가간 사연

2019-09-18 08:05:38

(대전=연합뉴스) 17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한화 선발 채드벨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9.9.17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ykims@yna.co.kr

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벨(30)은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 7회 수비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유격수 오선진에게 다가갔다.



채드벨은 오선진에게 "타구 자체가 매우 어려웠다"며 "난 괜찮으니까 계속 열심히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오선진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다.

채드벨은 이날 KBO리그 데뷔 후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7회 1사까지 단 한 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채드벨은 나머지 8명의 타자를 잘 처리하면 KBO리그 역대 최초로 퍼펙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채드벨의 편이 아니었다.

채드벨은 최다 안타 타이틀 경쟁을 펼치는 상대 타자 이정후를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유격수 오선진이 맨손으로 공을 잡다 놓쳤다.

발 빠른 이정후를 의식해 러닝 스로로 처리하려다가 실수를 범한 것이다.

그 사이 이정후는 1루에 안착했다. 공식기록원은 실책이 아닌 내야안타로 표기했다.

채드벨은 오선진의 수비 실수로 퍼펙트와 노히트노런을 모두 놓치고 말았다.

보통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치면 짜증을 내는 등 자신의 감정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밸런스가 무너져 순식간에 자멸하는 선수도 많다. 그러나 채드벨은 그렇지 않았다.

1루를 향해 살짝 얼굴을 찡그렸지만, 오선진에게 고개를 돌린 뒤 손뼉을 쳤다. 괜찮으니 개의치 말라는 제스처였다.

채드벨은 7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더그아웃에서 자책하고 있던 오선진에게 먼저 다가가 격려하기도 했다.

한화 통역 김동준 매니저는 "경기 중이라 긴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채드벨은 진심으로 오선진을 걱정하며 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매니저는 "채드벨은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적인 행동을 하는 투수"라고 덧붙였다.

채드벨은 이날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고, 시즌 10승(9패 평균자책점 3.56)째를 거머쥐었다.

한화 구단은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채드벨과 재계약할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11승11패 평균자책점 3.73), 모범을 보이는 외국인 타자 재러드 호잉(타율 0.284, 18홈런, 22도루)과 모두 재계약할 가능성이 크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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