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특급투수 상대 2홈런 이성규, "주전확보 화두는 수비+변화구"

2019-09-22 06:49:59

인터뷰 중인 이성규.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매력적인 선수다.



경찰청 제대 후 복귀한 삼성 라이온즈 거포 내야수 이성규(26). 지난 1일 1군 합류 후 10경기, 24번의 타석에서 2개의 홈런을 날렸다. 2개가 모두 인상적인 홈런이었다.

18일 포항 LG트윈스전에서 9회 리그 최고 마무리 고우석의 153㎞ 패스트볼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록 3대4로 패했지만 이성규의 홈런 덕분에 한점 차까지 추격하며 LG 벤치를 바짝 긴장시킨 경기였다. 2016년 데뷔 후 첫 홈런. 다음날 만난 이성규는 "(고우석의) 직구가 좋아서 직구 하나 보고 들어갔는데 얼떨결에 넘어갔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데뷔 두번째 홈런은 3경기 만인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나왔다. 김한수 감독의 6번 배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0-1로 뒤진 2회초 러프와 이원석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자 이성규는 승승장구하던 KT위즈 쿠에바스의 141㎞ 패스트볼을 당겨 왼쪽 담장을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넘겼다. 3-1을 만드는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김한수 감독은 승리 후 "이성규가 경기 초반 좋은 홈런을 쳐줬고, 이것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 만큼 결정적인 순간 터진 임팩트 있는 홈런이었다.

'미완의 거포' 이성규의 매력을 살짝 엿볼 수 있었던 순간. 경기 흐름을 한방으로 단숨에 바꿀 수 있는 거포는 귀하다. 특히 최근 오른손 거포는 더욱 귀하다. 1루가 아닌 내야 거포는 더더욱 귀하다. 그 희소성으로 무장한 타자가 바로 이성규다.

그만큼 삼성으로서는 내년을 보고 집중적으로 성장시켜야 할 선수다. 과제는 분명하다. 수비 안정성과 변화구 대처다.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안다. "송구 정확도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캠프 동안 좀 더 많이 해야할 것 같습니다. 1군에 오니 변화구 제구가 다르더라고요. 두 분 타격코치님들의 도움 속에 중심이동과 변화구 대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성규에게 2020년 시즌은 야구 인생의 승부처다. 군 제대 후 맞이할 첫 시즌. 홈런을 몇 개 치느냐를 떠나 주전 확보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미완의 대기로 남느냐, 포텐을 터뜨리며 라이온즈의 토종 거포로 거듭나느냐의 갈림길. 다짐이 에사롭지 않다. "군대 가기 전과 다르죠. 이제 나이도 스물일곱이나 됐고,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더 많이 생기더라고요. 잘해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어쩌면 그래서 (합류 직후) 잘 안됐던 거 같기도 해요.(웃음)"

간절함과 과욕은 종이 한장 차이다. 간절함으로 충분한 준비가 되면 정작 실전에서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기 마련이다. 결국 이성규의 올 겨울 과제는 부단한 준비 또 준비 뿐이다.

리그를 대표했던 모든 홈런 타자는 무수한 삼진 속에서 탄생했다. 이성규도 24타석에서 10개의 삼진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상대 투수들은 벌써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도 이미 당했다. 그래서일까. 집요하게 변화구 승부를 펼친다. 호쾌한 스윙에 일단 걸리면 빠르고 강한 타구가 나온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전광석화 같은 번개 스윙을 유지하는 동시에 단점을 하나씩 보완해 가는 것이 이성규의 올겨울 과제다.

"치러 나가다 (유인구를) 참을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저에 대한 팬 분들의 기대는 잘 알고 있지만 우선 저에게 맞는 야구를 한 시즌 풀로 치르면서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원인을 알면 변화는 의지의 문제다. 타석에서의 호쾌한 스윙과는 달리 시종일관 조용하고 겸손하게 답했던 이성규. 그의 진지한 표정에서 2020년 도약을 위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새로운 거포의 탄생.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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