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오주원 흔든 김재환의 파울 홈런, 진짜만큼 가치 있었다

2019-10-23 09:05:34

22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열렸다. 9회 비디오판독을 하고 있는 심판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0.22/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순간 번쩍. 타구는 파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투수를 완벽하게 흔들 수 있었다.



22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 양팀은 9회초까지 6-6 동점으로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승부가 갈린 것은 9회말이다. 두산의 공격은 1번타자 박건우부터 시작이었고, 박건우가 키움 유격수 김하성의 뜬공 포구 실책으로 출루하며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정수빈까지 번트 내야안타로 1루를 밟아 무사 주자 1,2루. 두산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천금같은 찬스였다.

그런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페르난데스는 1B2S에서 4구째를 타격햇고,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다행히 그사이에 주자 2명이 모두 득점권에 진루하면서 두산은 사실상의 '보내기 번트' 효과를 누리는듯 했다. 1사 2,3루라면 중심 타선이 외야 플라이 하나만 쳐줘도 경기를 끝낼 수 있다. 페르난데스가 안타를 치지 못했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성과였다.

하지만 키움 벤치가 태클을 걸어왔다. 페르난데스가 1루를 향해 뛸 때 라인 안쪽으로 스리피트 규정을 어겼다는 어필이었다. 심판진이 비디오판독을 곧바로 실시했고, 다시 화면을 살핀 결과 페르난데스는 라인 안쪽으로 잔디밭을 뛰었다. 스리피트 규정 위반이면 처음과 이야기가 달라진다. 타자주자 아웃은 물론이고 선행 주자 진루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주자들이 다시 돌아와야 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황당하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고, 키움 벤치 그리고 마운드에 있는 키움 마무리 오주원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9회말 1사 2,3루와 1사 1,2루는 무게감이 전혀 다르다. 이과정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이 비디오 판독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하면서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두산이 바라는 시나리오는 딱 하나. 다음 타자인 4번 김재환이 해결을 해주는 것이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크게 동요하지 않고있던 김재환은 오주원과의 본격 승부에 돌입했다. 초구 볼. 그리고 2구째가 들어오자 기다렸다는듯이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두산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은 모두 홈런이라 생각하고 손을 뻗었다. 총알같은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잠실구장 오른쪽 담장 홈런 폴대를 향해 날아갔다.

끝내기 홈런이 될 수도 있었지만 딱 1인치 모자랐다. 비디오판독 결과도 의심의 여지 없는 파울이었다. 김재환은 다시 타석에 돌아왔다.

그런데 가슴이 철렁한 타구가 나오면서 오주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형 파울 홈런 이후 김재환과 마주한 오주원은 3구 연속 볼이 들어왔다. 큰 타구에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제구가 포수가 원하는 방향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김재환은 볼넷으로 걸어나가 1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타자 오재일이 초구를 강타해 중견수 방면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내면서 두산이 7대6 승리를 거뒀다.

오주원을 완벽하게 흔든 파울홈런이었다. 기세와 분위기 싸움이 중요한 큰 경기에서는 중심 타자들의 위압감이 무척 중요하다. 특히 두산의 4번타자로 나선 김재환이 대표주자다. 어찌보면 1차전 파울 홈런이 끝내기가 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상대 투수를 힘들게 만들면서 팀이 이길 수 있었다.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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