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품는 HDC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재계 19위로 우뚝서다 '축구외교 시너지 효과 기대 높아'

2019-11-12 17:07:20

정몽규 HDC그룹(이하 HDC)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했다. HDC는 신성장동력 마련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해왔다. 주력산업인 주택 관련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일환에서다. 2015년 현대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사업 진출한 만큼 항공산업과 시너지 효과도 주목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바탕으로 향후 HDC를 모빌리티그룹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특히 앞으로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본격적인 모빌리티그룹으로 외형확장을 시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HDC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최종 성공하게 되면 재계 순위 20대 기업 안에 들게 된다. 범 현대가만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에 이어 세 번째다.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통 큰' 배팅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2.4조 통큰 배팅 '성공'…연내 인수 마무리 박차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숫자'에 밝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근검 절약이 몸에 밴 범현대가의 오너일가이기도 하다. 대학시절 막노동 아르바이트를 했고, 유학 시절에는 빠듯한 용돈을 쪼개 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돈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 기업 운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되는 사업 분야는 과감히 도려내는 등 내실경영을 추구해왔다. 그런 그가 부채율이 660%(9조5989억원)에 달하는 아시이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4000억원을 배팅, 최종 인수를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HDC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의 HDC컨소시엄 선정 배경에는 높은 인수대금이 자리잡고 있다. HDC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4000억원 가량을 배팅했다.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의 인수가 1조5000억원~1조7000억원 보다 7000억원 가량 많다. HDC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2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생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HDC컨소시엄 측은 인수가로 제시한 2조4000억원 중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을 사는 데 4000억원 이하를,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할 신주를 인수하는 데 2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주 매입 대금 2조원 가량이 아시아나항공에 유입되면 자본금이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도 660%에서 277%로 떨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따지는 부채비율의 마지노선은 200%다. 아시아나항공의 예상 부채율 277%는 다소 높은 편에 속하지만 재무건전성 확보를 통해 우량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본입찰 과정에서 돌발 채무를 찾아내 인수가를 낮출 경우, 여유 자금을 바탕으로 부채율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높은 신주 위주의 통큰 배팅에 나선 것에는 신사업 모색과 함께 재무가 부실했던 아시아나항공을 우량기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HDC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본 협상에서 재무·경영상태를 면밀히 재검토하면서 최종 인수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순위 급상승-범 현대가에서 세번째…축구외교 날개 달다

HDC는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인수 할 경우 건설업 중심의 사업영역을 항공업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던 상황인 만큼 항공·레저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HDC의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8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의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을 인수하고 사명을 'HDC리조트 주식회사'로 변경했고, 2015년에는 호텔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시장에 진출했다. 2005년 4월에는 파크하얏트 서울을 오픈하는 등 호텔업 등에 진출한 바 있다. 항공업을 바탕으로 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구조다.

HDC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기업 규모가 확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HDC의 재계 순위는 2019년 5월 자산 총액 기준 33위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총액 6조9250억원이 추가될 경우 재계 순위는 19위(17조5220억원)로 14계단 상승하게 된다. 범 현대가만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보다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2018년도 매출은 9조288억원으로 HDC그룹 매출 5조4574억원보다 3조5700억원 가량 많았다. 그러나 HDC그룹 매출과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도 매출 6조2012억원을 합치면 11조6585억원으로 현대백화점그룹 보다 2조6000억원 가량이 늘어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은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동시에 재계 순위 20위권 진입을 바탕으로 범 현대가 내에서 정 회장의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대한축구협회(KFA) 수장으로서 정 회장에 대한 업계 기대도 크다. 향후 스포츠 산업적 시너지 효과와 국제축구연맹(FIFA) 내에서의 정회장 입지와 영향력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세계 축구시장은 항공사들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HDC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은 물론 FIFA내에서의 인지도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축구를 이끌고 있는 FIFA) 공식 파트너사인 카라트 항공 등 많은 항공사들이 이미 활발히 축구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 항공사들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자신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후원 클럽과 함께 비시즌 세계 투어를 떠나기도 한다"며 "아시아나를 품게 된 정 회장이 향후 여러 측면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축구 외교에서도 더욱 힘을 얻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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