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10m옆 과수원 수확량 감소…대법 "도로공사 배상책임"

2019-12-15 09:03:41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고속도로와 바로 인접한 과수원의 수확량 감소에 대해 한국도로공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과수원 운영자 서모씨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도로공사가 서씨에게 2천26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채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며 서씨를 상대로 낸 맞소송에 대해서도 서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서씨가 운영해온 경기도 이천시의 한 과수원은 편도 4차로의 영동고속도로와 인접해있다. 고속도로의 제4차로에서 약 10m, 4차로에 이은 갓길 끝에서부터는 불과 약 6~7m 떨어져 있다. 2m 높이의 철망 펜스로 고속도로와 과수원의 경계를 구분 짓고 있다.

문제는 고속도로와 맞닿은 부근(과수원 1~2열)에 심어진 과수의 생장과 수확률이 현저하게 부진했다는 점이다.
2012년 기준 고속도로와 비교적 떨어진(3열 이상) 나무에서 생산된 과일의 상품 판매율은 95%에 달했지만 인접 구역(1~2열)에서 생산된 과일의 상품 판매율은 5%에 불과했다. 심지어 사과나무 7주와 복숭아나무 26주, 살구나무 2주는 고사했다.
서씨는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매연과 눈이 올 경우 제설작업 목적으로 뿌린 염화칼슘 등으로 과수원이 피해를 봤다"며 중앙환경분쟁위원회에 재정신청을 냈다.

중앙환경분쟁위원회는 "도로공사가 서씨에게 88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재정 결정을 내렸지만, 도로공사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서씨도 맞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재판부는 1~2열 나무들의 피해가 뚜렷한 점, 매연이 나무의 광합성 작용을 방해하는 점, 제설제가 식물의 수분 흡수를 막는 점, 도로공사가 2009년 제설제 사용을 급격히 늘린 이후 과수 피해가 두드러진 점 등을 근거로 도로공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도로공사가 설치·관리하는 영동고속도로의 매연과 제설제의 성분이 과수원에 도달함으로써 과수가 고사하거나 상품 판매율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고, 이는 통상의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것이라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sj9974@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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