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프로야구 단장들…선수 출신 70%·절반이 '40대'

2020-01-17 08:04:46

맨 윗줄 왼쪽부터 두산 김태룡, 키움 김치현, SK 손차훈, LG 차명석, 두 번째 줄 왼쪽부터 NC 김종문, kt 이숭용, KIA 조계현, 삼성 홍준학, 세 번째 줄 왼쪽부터 한화 정민철, 롯데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각 구단 제공=연합뉴스]

프로야구 단장의 이야기를 담은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인기다.



이 드라마는 만년 꼴찌팀 드림즈에 부임한 백승수 신임 단장이 파격적인 행보로 팀을 재건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야구계 이면에 있는 다양한 내용을 녹여냈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방영된 9회 시청률이 15%를 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실 속 프로야구 단장들의 모습은 어떨까?
최근 10년 사이 프로야구 단장들의 위치와 역할이 크게 변했다는 게 야구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과거 프로야구 단장들의 역할은 대표이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현장에서 올라온 보고사항을 결제하고 구단과 모그룹의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정도였다.

대부분의 실무는 운영팀장이 맡았다.

이유가 있었다. 불과 수년 전까지 모그룹은 각 구단 단장 자리를 계열사 임원의 한 자리로 치부했다.

단장 자리는 그룹 인사를 통해 정해졌고, 엉뚱한 계열사에 있던 임원들이 야구단 단장으로 부임하는 경우가 있었다.

몇몇 단장들은 야구 지식과 환경에 관한 이해 없이 구단 수장을 맡았다.

2000년대 부임한 한 단장은 구단 매출 보고서를 받은 뒤 "'0'이 몇 개 빠져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구단 살림은 물론, 국내 프로야구 매출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수장 자리에 앉은 것이다.

단장을 잘못 선임한 구단은 힘든 시기를 보내곤 했다.

파벌이 생기기 일쑤였고, 구단주의 신임을 받은 프런트 직원이 단장보다 득세하는 모습도 있었다.

선수 영입도 기준 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10년 전과 현재 각 구단 단장들의 면면을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2010년 프로야구 KBO리그 각 구단 단장들은 그룹 혹은 외부에서 옮겨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LG 트윈스 이영환 전 단장은 LG전자 출신, 한화 이글스 윤종화 전 단장은 한화석유화학에서 일했다.

KIA 타이거즈 김조호 단장은 KIA 자동차 노사협력실장과 홍보 담당 이사로 재직했고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조태룡 전 단장은 보험회사에서 일한 금융인이었다.

선수 출신은 SK 와이번스 민경삼 전 단장뿐이었다.

그러나 프로야구에도 전문화 바람이 불고 모기업의 인식이 변하면서 조금씩 경험 많은 단장이 부임하기 시작했다.

2020년 현재 10개 구단 단장 중 선수 출신은 7명이다.

두산 베어스 김태룡 단장을 비롯해 KIA 조계현 단장, SK 손차훈 단장, LG 차명석 단장, kt wiz 이숭용 단장, 한화 정민철 단장,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이 선수 생활을 했다.

나머지 3개 구단 단장도 프로야구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LG 외국인 선수 통역과 히어로즈 전략, 육성, 국제팀장을 지냈다.

NC 다이노스 김종문 단장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NC 운영팀장, 홍보팀장을 거쳐 단장이 됐다.

삼성 홍준학 단장도 지원팀, 마케팅팀, 운영팀, 홍보팀 등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평균 연령도 젊어졌다. 40대 단장은 10년 전 8개 구단 중 2명에 불과했지만, 올해엔 10명 중 5명으로 절반이나 된다.

특히 아직 40대도 아닌 성민규 단장은 1982년생 38세로, KBO리그 역사상 가장 젊다.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젊은 수장이 구단을 이끌면서 스토브리그의 분위기도 점점 변하고 있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선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구단의 전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동안 비효율적인 선수 영입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롯데는 성민규 단장 부임 후 크게 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FA) 전준우를 잔류시켰고, 안치홍을 오버페이 없이 영입했다.

취약 포지션인 포수는 한화와 트레이드를 통해 지성준을 영입하며 해결했다.

일각에선 성민규 단장을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주인공, 백승수 단장의 현실 버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몇몇 구단에선 단장 이력만 바뀌었을 뿐이지, 구태의연한 모습이 계속되기도 한다.

수도권 A 구단은 단장 뒤에 숨은 '실세'가 모든 결정권을 휘두르고 있고, 지방의 한 구단 단장은 낙하산 단장들이 해왔던 '나 몰라라 식' 의사결정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선수·현장 출신이라는 점이 성공과 찬사를 담보하진 않는다.


◇ 2020년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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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나이) │이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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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룡(61) │동아대 선수, OB 운영팀·홍보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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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치현(43) │LG 통역, 히어로즈 전략·육성·국제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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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손차훈(50) │태평양·현대·SK 선수, SK 스카우트·운영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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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명석(51) │LG 선수, MBC해설위원, LG 코치, kt 코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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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종문(49) │중앙일보 기자, NC 운영팀·홍보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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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숭용(49) │태평양·현대·넥센 선수, XTM해설위원, kt 코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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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조계현(56) │해태·삼성·두산 선수, KIA·삼성·두산·LG 코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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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홍준학(55) │삼성 마케팅·운영·홍보·구장지원·경영지원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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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민철(48) │한화·요미우리 선수, 한화 코치·MBC해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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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민규(38) │KIA 선수, 시카고 컵스 싱글A 코치·스카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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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cl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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