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즈 칼럼니스트 "우승 반납은 무리…진짜 문제는 휴스턴의 태도"

2020-01-22 12:24:41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19일(한국시각) 미닛메이드파크에서 휴스턴 팬 페스티벌이 열렸다. 연합뉴스AP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그를 뒤덮은 '사인 훔치기'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017년 월드시리즈 준우승팀인 LA 다저스 연고지 LA 지역 언론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반납해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휴스턴은 위기를 맞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상대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은 휴스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러프 루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이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구단은 단장과 감독 모두를 해고했다.

논란은 휴스턴에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구단으로 불길이 번졌다. 휴스턴에서 코치로 사인훔치기를 주도했던 알렉스 코라 감독이 보스턴 레드삭스 지휘봉을 놨고, 이제 갓 부임한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신임 감독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1경기도 지휘하지 못하고 지도자 인생까지 망칠 위기다. 벨트란 감독은 선수 시절 휴스턴에서 사인 훔치기를 주도했다는 정황이 발각됐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휴스턴은 새 감독도 확정짓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19일 홈 구장인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예정됐던 팬 페스티벌을 강행해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페스티벌에서 취재진을 만난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 등 주축 선수들은 팬들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 대신, 사인 전달용 전자 기기 부착 의혹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으로 일관했다.

특히 월드시리즈 당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다저스는 이정도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다저스 팬들 뿐만 아니라 연고지인 LA 기반 언론사들이 보도를 통해 연일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휴스턴 구단주인 짐 크레인이 22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편하게하라는 충고를 들어 그렇게 행동했다"고 두둔하며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선수들이 모두 모여 강력한 성명을 내고 사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A타임즈'의 30년 경력 베테랑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케는 22일 신문에 실은 칼럼에서 "휴스턴이 사과하지 않는 것이 다저스에게 또다른 고통을 준다"면서 "월드시리즈 우승 도난은 계속된다. 불쾌한 조롱(휴스턴 선수들의) 사건이 벌어진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휴스턴은 여전히 모든 면에서 다저스를 속이고 있다. 후회하는 말로 그들 자신을 속이고 있다. 오만한 휴스턴은 무관한 방관자"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휴스턴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상대의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인 훔치기가 결과(우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는 휴스턴 구단주의 말은 잘못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휴스턴이 우승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하고, 우승 반지를 착용하게 하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한다"며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를 비난하기도 했다.

또 "우승트로피가 다저스에게 가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저스가 원치 않을 것이다. 그들이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LA 시의회가 휴스턴의 우승을 반납하고 다저스에게 수여하도록 결정한 것은 홍보 단체에 의한 액션이자 막대한 시간 낭비"라는 시의회의 어리석은 결정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타이틀은 '사기꾼'이 이겼기 때문에 누구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는 개인 주장도 덧붙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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