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정호근 "금쪽 같은 두 자녀 잃고 신내림 받을 수밖에"

2020-02-19 16:04:54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정호근이 단역 전전 하던 시절,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주연으로 만들어준 형 찾아 나선다.



21일 방송되는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정호근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만났던 선배이자 단역 생활을 전전해야 했던 무명 시절, 자신을 첫 주연으로 만들어줬던 연극 연출가 형 '이송'을 찾아 나섰다.

1983년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남다른 연기 실력으로 촉망받으며 학우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정호근. 그는 20살 때,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운 지 7개월 만에 MBC 공채 17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당시 배우 천호진, 견미리 등이 포함돼있는 실력파 17기 동기생 중에서도 1등으로 선발됐다고 전해 2MC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주연급 스타로 발돋움할 것이란 주위의 기대와 달리 조촐한 단역만 맡게 되어 냉혹한 현실에 부딪혀야만 했던 서러운 무명 시절을 털어놓았다. 불안정한 미래와 무명의 설움으로 상심할 때마다, 그의 곁에서 "때를 기다리면 넌 꼭 대성할 거다"라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사람이 바로, 정호근이 찾아 나선 '이송' 형이다.

중앙대에서 각각 연기, 연출을 전공한 선후배로 만난 두 사람. 인정 많고 어른스러웠던 이송 형은 까칠했던 정호근을 채근하며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행동해야 배우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가르쳐주기도 했다

1986년 군 제대 후, 역할이 들어오지 않아 방송국을 돌며 인사를 하고 다니는 등 연기에 대한 갈증으로 괴로워할 때, 정호근에게 유일하게 손 내밀어 주었던 사람 또한 이송 형. 1986년 '안티고네'라는 연극 무대의 연출을 맡았던 이송 형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정호근에게 주인공 역할을 맡겼던 것. 당시 맡았던 '안티고네'의 주인공 '크레온' 역할이 정호근의 37년 연기 인생 중 처음이자 마지막 주연이었기에 특히 이송 형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고.

정호근에게 이송 형은 자신의 연기 재능을 가장 먼저 인정해주며,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주연 공연 무대를 만들어준 친형 같은 선배였다. 하지만 정호근은 25년 전 연락이 끊긴 뒤 지금까지 이송 형을 찾을 수 없었던 피치 못할 사정을 고백했다.

무속인이었던 할머니의 기를 이어받아 어릴 적부터 신기를 느꼈던 그가, 신내림을 거부하면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던 것. 잘 풀리지 않는 연기자 생활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웠던 정호근은 29살 때부터 부업으로 식당을 운영했으나 폐업하기 일쑤였고, 1995년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째 딸을 얻었지만, 미숙아였던 탓에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네 아이를 더 낳았으나 2004년 태어난 막내아들까지 3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면서, 그 충격으로 죄책감에 시달려 고통스러운 날을 보냈던 정호근.

한국을 벗어나면 자신을 옥죄어왔던 불행이 끝날까 하는 간절한 마음에 가족들을 미국에 보낸 후 16년간 기러기 아빠 생활을 이어왔던 그. 하지만 신병으로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리게 됐고, 아이들에게까지 이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아 버티고 버티며 거부하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사연을 공개해 2MC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는 후문.

자식에게 대물림 되지 않길 바라며 모든 짐을 짊어지겠단 마음으로 2014년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정호근. 그는 무속인으로 활동하게 된 이후로 이송 형을 더욱더 찾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무속인에 대한 편견과 종교적 견해 차로 인해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숱하게 느꼈기 때문. 평소 호형호제했던 지인들이 이유 없이 연락이 두절되었고 그간 이어온 인연들이 그야말로 "홍해 갈라지듯" 갈라져 버렸다는데. 어렵게 용기를 내 이송 형을 찾기로 결심했을 뿐 아니라, 촬영 내내 형도 자신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는 정호근.

과연 정호근은 'TV는 사랑을 싣고'를 통해 이송 형과 25년 만의 재회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21일 저녁 7시 40분 KBS1에서 공개된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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