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번 이어 31번까지' 감염경로 안갯속…지역사회 확산하나

2020-02-18 16:40:56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첫 진료를 받은 대구시 수성구 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됐다. mtkht@yna.co.kr

국내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경로가 '해외여행력', '확진자 접촉력' 등 2가지로 좁혀졌다. 하지만 최근 확진된 환자 3명은 두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을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와 확산을 막는 데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지역사회 감염에도 대응하는 '투트랙' 방역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30번 부부 환자와 31번 환자는 현재까지 진행된 역학조사에서 뚜렷한 감염원을 특정할 수 없는 사례다.

해외에 나간 적도, 국내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환자로 확인되면서 의료계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역시 이들의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했을 경우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국가 여행력, 확진자 접촉력이 없는데 확진된 사례가 바로 지역사회 감염"이라며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단체는 지역사회 감염이 기정사실화됐다며 소수의 의심환자를 선별진료소에서 진단하는 지금까지의 전략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발표한 제6차 대국민 담화문에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며 "지역사회 감염 국면에서 최전선에 있는 일차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민관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사회 감염과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는 지금이 입국 제한을 통해 위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조치를 다시 한번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들이 확진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지역사회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도 지역사회 감염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방역당국과 대구시에 따르면 29·30번 환자는 확진되기 10여일 전부터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없어 동네병원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지역사회 노출이 있었다.
31번 환자도 확진 전 교통사고로 한방병원에 입원했고, 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또 지인과 호텔에서 식사하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29·30·31번 환자를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전국적인 유행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감염경로가 조사 중이므로 좀 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전국적인 유행이나 위험이라고는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환자, 즉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사례정의를 확대해 검사를 시행하게 되면 (최근 3명과) 유사한 환자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며 "기존 입국자 검역과 접촉자 자가격리와 같은 (감염병의 지역사회 유입을 막는) 봉쇄 전략에서 앞으로는 지역사회에 감염을 대비하는 두 가지 대응 체계를 같이 가동해야 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인불명 폐렴 환자를 선제적으로 격리·검사하고, 확진자의 접촉자를 격리 해제할 때 진단검사를 시행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방안을 대응지침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에서 확인된 유증상자를 1, 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담긴다. 이러한 지침이 포함된 사례정의 변경안은 현재 최종 마무리 단계다. 이르면 오는 20일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중대본은 환자의 증상 발현 전 14일간 행적을 바탕으로, 해당 기간에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거나 국외 위험지역을 방문한 사람과 접촉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은 "지역사회 전파 여부에 대한 판단은 중대본의 역학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밝히기 어렵다"며 "중대본이 공식 판단을 하게 되면 중수본은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aera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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