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어딨나" 우체국·농협·약국 찾은 시민들은 헛걸음만

2020-02-27 14:29:51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우체국에 다음달 2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대구·청도와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지역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2.27 stopn@yna.co.kr

"여기 마스크 팔아요?" "마스크 안 팔아요. 읍·면 단위에서만, 시골에서만 팔아요."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우체국. 전날 TV 뉴스로 우체국에 가면 마스크를 판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신남오(86)씨는 우체국 문을 열었다가 빈손으로 자전거에 올랐다.



우체국 직원은 "어제부터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많다"며 "우리 우체국만 해도 20∼30명은 마스크를 찾다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 우체국은 "대구·청도 지역과 공급 여건이 취약한 전국 읍·면에 소재한 우체국에서 판매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해도 방문객이 몰리자 이날 오전엔 글씨를 더 키워 문에 붙였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6일부터 긴급수급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 시내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에는 마스크를 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러나 다음달 2일부터 대구·청도 및 전국 읍·면 지역 우체국 등에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대부분 허탈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서울 시내 한 하나로마트를 찾은 김덕종(60)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마스크를 사러 왔는데 서울·경기 지역은 판매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여기까지 왔다"며 "남은 마스크가 4장뿐이라 걱정"이라고 했다.

하나로마트 직원 A씨는 "오늘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마스크 찾는 전화만 30통 이상이 왔다"며 "방송에서 (마스크 판매처가) 농협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자꾸 오는데 대책이 없다"고 털어놨다.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으러 뛰어다니던 A씨는 "은행에선 하나로마트에 가라고 하고 우체국에서도 여기로 가라고 하는데 왜 없냐"며 직원들에게 화를 내는 방문객도 있다고 전했다.

시내 약국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중구 명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마스크가 약국에 풀린다는 얘기가 있어서 확인해보니 도매상은 다음주 목요일쯤에나 수급이 될 것 같다고 하고 그마저도 물량이 충분한지는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정부 발표와 현실이 달라서 중간에 있는 우리도 난감한데, 1주일 후에 발표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에서 헛걸음을 하게 된 직장인 강모(37)씨는 "어제 발표를 보고 얼른 들렀는데 없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마스크가 모자라 1개로 3, 4일 쓴다. 이번 마스크 발표만 봐도 정부 대응 자체가 많이 부족하고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신규환자 334명, 총 1천595명…대구 1천명 넘어 / 연합뉴스 (Yonhapnews)[https://youtu.be/3LDxEKH0c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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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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