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와이파이도 없는데"…원격수업 준비에 학교들 `진땀`

2020-03-29 10:13:55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5일 오후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열린 '교육부·시·도교육청·한국교육학술정보원·한국교육방송공사'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원격교육 지원 온라인 업무협약식에서 온라인수업이 시연되고 있다. 2020.3.25 mon@yna.co.kr

경기지역 학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관련 학교 수업 대안으로 나온 '원격수업(온라인수업)' 준비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쌍방향 수업을 하려면 매 교시 교사들이 각자 교실에 들어가 온라인에 접속해 수업해야 하는데, 교실 내 무선망이 없는 학교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특수목적고는 100% 쌍방향 수업을 운영하는 등 학교 간 디지털 격차(디지털을 잘 활용하는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 간 발생하는 지식ㆍ소득 등의 격차)도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기도교육청이 선정한 '비대면 원격교육 선도학교' 중 한 곳인 수원의 A고등학교는 교사들이 주말도 반납하고 다음 주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인 '쌍방향 수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A고교 교사들은 ▲ 원격교육 접속 프로그램 단일화 ▲ 영상 콘텐츠 연구▲ 교사 대상 원격교육 방법 연수 등을 논의한 뒤 다음 주 본격적으로 쌍방향 수업을 시연할 방침이다.
이는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이 4월 6일 이후 상황에 대비해 다음 주 한 주간 일부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시범 운영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교육 당국이 제시한 원격수업은 크게 실시간 수업과 비실시간 수업으로 나뉜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온라인을 활용한 화상 수업으로 교사와 학생 간 토론과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비실시간 수업은 녹화된 영상 강의를 시청한 후 교사가 학생 학습 내용을 확인하거나(강의형), 댓글이나 채팅 등으로 토론하는(토론형) 방식의 수업이다.

이 밖에 학생에게 과제를 주고 추후 피드백을 하는 방식의 비 온라인 수업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이 중 쌍방향 수업이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원격수업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개학'이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교실 집합 수업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학교 내 온라인 인프라 환경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데스크톱이 보급되긴 하지만, 쌍방향 수업이 되려면 웹캠을 추가로 설치하거나 교실마다 와이파이를 설치해 교사가 소지한 스마트기기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사에게 노트북이 지급되는 중·고 교사들도 효율적인 쌍방향 수업 진행을 위해선 와이파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교육 관계자는 "와이파이 대신 교실에서 노트북에 유선 랜을 연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구글 등 교육청이 안내한 화상 수업 프로그램을 써보면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기기와 연동이 더 잘 된다"며 "짧은 기간 효율적으로 쌍방향 원격수업을 준비하는데 와이파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의 A고교 관계자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쌍방향 수업을 하려면 매 교시 교사들이 각자 교실에 들어가 수업하는 모습을 실시간 중계해야 하는데 현재 와이파이는 과학실 등 일부 특별실에만 있다"고 말했다.
학생 수십명이 동시에 접속했을 때 서버가 수용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이 관계자는 "일단 다음 주는 일부 과목만 실시간으로 시범 운영해볼 예정"이라며 "교장 선생님에게는 개학 전 각 교실 와이파이 설치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 대다수 학교에는 정부의 무선망 구축사업에 따라 학교당 4개 교실에만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다.

각 가정 내 디지털 기기 보유 현황에 따라서도 쌍방향 수업의 질이 좌우된다.
도내 모 지역 초등학교 교감은 "쌍방향 수업을 하려면 각 가정에 기본적으로 노트북이 있거나 데스크톱에 캠이 있어야 한다"며 "스마트폰도 가능하지만, 저학년의 경우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도 많고, 장시간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수업을 듣는 게 좋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다수 학교가 온라인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특수목적고교는 모든 교실에 무선망이 구축되어 있고 전 교사에게 태블릿PC를 지원해 이미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일반 학교와의 '디지털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23일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1∼4교시 수업을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운영한 경기외국어고등학교는 다음 주부터 1∼6교시로 원격수업 시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경기외고 관계자는 "개학 연기 대책으로 고화질 카메라 6대와 교사별 태블릿PC 구매비, 스쿨넷 서버 이용료 등 1천만원가량을 들여 쌍방향 수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준비 및 참여와 온라인 인프라 환경이 구비된 덕분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young86@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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