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수치가 하위권이지만 딱 하나 선두를 달리는 지표가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다. 21일 현재 3.33으로 1위. 22일 부터 대구에서 주말 3연전을 치르는 두산 불펜 평균자책점은 8.14로 최하위다.
삼성 불펜은 19일~21일 홈 주중 3연전에서도 LG 강타선을 상대로 단 한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기고 있는 경기든, 지고 있는 경기든 불펜 투수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수호신' 오승환도 없고, 셋업맨 장필준도 없지만 충분히 잘 버티고 있다.
여기에 최지광 이승현이 지난해보다 강력해진 구위로 허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최지광은 150㎞에 육박하는 속구와 최고 142㎞ 고속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손쉽게 제압하고 있다.
지난해 임현준 홀로 지키던 좌완 불펜진에 최고 150㎞를 뿌리는 파이어볼러 노성호가 가세한 것도 큰 힘이다. 잠수함 김대우가 지난해보다 안정된 모습으로 구색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장지훈 김윤수 등 신형 유망주 파이어볼러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필승조 승격의 가능성을 열었다.
김윤수의 변화도 주목할 만 하다. 최고 153㎞의 속구와 130㎞ 후반대의 고속 슬라이더를 섞어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김윤수 역시 LG전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고질이던 볼넷이 올시즌 4경기 4⅔이닝 동안 단 1개도 없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다음달 9일에는 드디어 '끝판왕' 오승환이 합류한다. 8월에는 최강 셋업맨 심창민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완전체로 진화해 가고 있는 삼성 불펜진. 2010년대 초반, 무시무시한 강속구 투수들로 리그를 지배했던 삼성 왕조의 재림이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