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젠 '서태훈'아닌'서정훈'. SK 불펜 살린 김정빈의 깜짝 등장. "나갈 때마다 잘하고 싶다"

2020-06-01 08:18:41

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SK 김정빈.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31/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불펜진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타격은 부상한 주전들이 돌아오면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불펜진이 잘 갖춰져야한다는 것이다. 불펜 강화엔 유망주들의 성장도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SK의 불펜 강화 전략에 가장 좋은 모법 답안은 김정빈이라 할 수 있다.



김정빈은 올시즌 12경기에서 12⅓이닝 동안 7안타 4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 초반 불펜 난조로 어려움을 겪은 SK에겐 보석 같은 존재다. 시즌 시작할 때만해도 추격조에서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지만 초반부터 필승조가 부진하면서 좋은 피칭을 했던 김정빈이 빠르게 필승조로 올라왔다.

필승조에서 부담감 때문에 피칭이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지만 김정빈은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고무적.

김정빈은 화순고를 졸업하고 2013년 2차 3라운드 28순위로 SK에 입단한 8년차 투수다. 하지만 1군 경험은 거의 없었다. 군입대전인 2017년 2경기에 나왔고, 상무를 거친 뒤 올시즌부터 본격적인 1군 생활을 시작했다.

상무에서 체력을 키우면서 공에 힘이 붙었고, 제구력도 좋아졌다는 게 김정빈의 말. 김정빈은 "남들은 먹어서 포만감을 느끼는 것을 행복이라 하시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 몸을 키우기 위해 억지로 먹었다. 입대전 73㎏이었는데 지금은 90㎏까지 찌웠다"라면서 "스피드는 입대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는데 포수들이 이전보다 공에 힘이 많이 붙어 공끝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제구력은 기술적인 부분에 심리적인 것까지 더해지면 향상됐다고 했다. "최상덕 코치님께서 내게 맞는 투구폼과 기본기에 대해 알려주셨고 그것을 반복 연습한 것이 좋았다"라는 김정빈은 "예전엔 볼넷 주거나 하면 기죽고, 눈치를 보기도 했는데 군대를 다녀와서인지 이젠 별로 눈치를 안보게됐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필승조로 보직이 바뀌었지만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예전 롯데전에 8-8 동점에서 나갔을 때(9회말 1이닝 무실점) 엄청 부담이 됐었는데 그걸 넘기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별 부담없이 던지고 있다"라고 했다.

2013년 입단 동기들 중 1군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선수다. 김정빈은 "키움의 조상우, 두산의 함덕주, 김인태 정도만 있다"면서 "그래서인지 동기들한테서 연락이 많이 온다. 내가 마지막 희망이라고 정신차리고 열심히 하라더라"며 웃었다.

수치적인 목표를 잡지 않았다는 김정빈은 "그냥 나갈 때마다 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즌 전 "'서태훈(서진용-김태훈-하재훈)'이 아니라 '서정훈(서진용-김정빈-하재훈)'으로 불리고 싶다"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던 김정빈은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은 데 내가 판단할게 아니라 주변에서 판단하실 일이다. 난 그저 열심히 던질 뿐"이라고 했다.

이젠 진짜 '서정훈'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3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서 '서정훈'이 탄생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선발 박종훈에 이어 7회 서진용을 올리더니 8회에 김정빈을 내세웠다. 김정빈은 한화 중심타자를 상대로 1볼넷을 내줬지만 무안타 무실점으로 넘기며 자신의 무실점 이닝을 12⅓로 늘렸다. 9회엔 하재훈이 나와 무실점 경기 종료. 중심타선이 나오는 8회에 김정빈을 냈다는 것이 그에 대한 믿음을 방증하는 사건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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