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 시위 현장에서 싹튼 경찰-시위대 훈훈한 '동지애'

2020-06-03 08:07:55

(뉴욕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행진을 잠시 멈춘 사이 테렌스 모나한 뉴욕 경찰서장이 한 운동가와 포옹을 하고 있다. leekm@yna.co.kr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반(反) 인종차별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가 현장에서 가파른 대치 대신 연대감을 발휘하는 훈훈한 장면도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군 투입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이번 시위가 유혈사태로까지 비화하며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경찰이 현장 시위대에 대한 '공감 행보'를 보이며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미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경찰관들이 여러 미국의 도시에서 기도와 포옹 등을 통해 시위자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많은 곳에서 경찰과 시위자 간 긴장이 고조돼왔지만 일부 경찰들은 시위자들을 포옹하고 함께 기도하며 애도하는가 하면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 차원에서 한쪽 무릎을 꿇는 등 연대를 표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들과 함께 사연을 공개했다.

CNN에 따르면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에드 크라우스 경찰서장은 전날 밤 시위 현장에서 시위자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고 함께 한쪽 무릎을 꿇었다.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도 함께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고 CNN이 전했다.

크라우스는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그것이 좋은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의미 있었기를 희망한다.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봤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모두 함께 살고 있다. 함께 잘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도 일렬로 방어선을 친 경찰관들이 시위자들 앞에서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같은 현장에서 방독면과 헬멧, 방탄조끼를 쓴 한 경찰관이 한 시위자와 '위로의 포옹'을 나누는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폴 페이즌 덴버시 경찰서장은 전날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팔짱을 끼고 안전선 만들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31일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다친 경찰 동료 수십명들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 시위자들의 권리를 지켜주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테렌스 모나한 뉴욕시 경찰서장도 전날 집회 현장에서 눈을 감고 한 흑인 활동가를 꼭 끌어안는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

로스앤젤레스의 반 루이스 지역에서 한 시위자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경관과 악수를 하는 장면, 코네티컷에서 두 명의 경찰관이 주먹을 흔들며 시위자들의 행진 대열에 합류한 장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쌍둥이 도시' 세인트폴 집회에서 한 경찰관이 시위자와 공감의 포옹을 나누는 장면 등도 카메라에 잡혔다.

hankson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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