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우울한 주인공에게 받은 긍정 에너지"…김호정, '프랑스 여자'로 받은 위로

2020-06-03 16:58:5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프랑스 여자'는 소설이 아닌 한편의 시 같은 영화다."



1991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완벽한 인물 밀착 연기를 보여준 30년차 베테랑 배우 김호정(52)의 소회다. 그는 4일 개봉하는 '프랑스 여자'에서 주인공 미라 역으로 열연한다.

미라는 20년 전 배우를 꿈꾸며 프랑스 유학을 떠났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통역가로 파리에 정착한 인물. 남편과 이혼 후 오랜만에 찾은 서울에서 과거 함께 꿈을 키웠던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의 앞에 한 순간에 과거가 펼쳐진다. 현재와 과거, 꿈과 현실, 기억과 환상을 넘나드는 그녀는 지나간 순간을 떠올리려 애쓴다.

김호정은 3일 서울 삼청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볼 때마다 많이 다른 것 같다. 관객들도 그럴 것 같다. 첫 번째는 생소한 기분이지만 두 번째 봤을 때는 이야기가 들어오고 세 번째 봤을 때는 디테일이 들어오더라. 네 번째 봤을 때야 비로소 온전히 즐긴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그는 봉준호, 임권택, 문승욱, 신수원 등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한국영화계 작가주의 감독들이 사랑하는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한번 잊지 못할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판타지와 현실을 오고가는 미라, 김호정은 "연기를 할 때는 판타지와 현실을 구별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특정 장면은 상상이라고 치부하고 연기하진 않았다. 미라가 모든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듯이 모든 상황이 실제라고 받아들이고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2002년 영화 '나비'에서 독일어 연기에 도전하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는 불어 연기를 선보인다. "제가 20대 때 연극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유럽에 간 적이 있었다. 몇 년을 유럽에 머물렀는데 주로 독일 남부에 있었다. 독어와 달리 불어는 너무 힘들더라. 독어는 억양적으로 한국말처럼 딱딱 떨어지는데 불어는 딱딱 떨어지지 않아 더욱 힘들었다."

극중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영은 역의 김지영에 대해서는 "극중 영은과 똑같다. 워낙에 화통하다. 지영은 내가 출연했던 '화장'을 보고 너무 살갑게 인사를 해서 밤새 술을 같이 마시기도 했다"며 웃었다. 혜란 역의 류아벨에 대해서도 "정말 에너지가 좋은 친구"라고 전했다.오묘한 관계를 형성하는 40대 성우 역의 김명민과는 남다른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영민이 대학을 졸업하고 제 연극의 코러스로 데뷔했다"며 "'부부의 세계' 이후 영민이가 너무 인기가 많아져서 본인에게 물어봤다. '너 너무 떴다'고 하니까 촬영 때문에 갇혀 있어서 실감을 못한다고 하더라. 영민이는 항상 귀엽다. 한 번도 변한 모습이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똑같은 배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기간 연극 배우로 살아왔기에 미라 캐릭터에 공감이 더 컸다. "이 작품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물리적으로 나이도 꽤 들었고 나의 여성성은 끝났구나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을 때다. 제가 TV를 시작한 지는 2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보통 제 또래 배우들은 엄마 역을 많이 하더라. 그런데 난 싱글이다. 싱글로서 엄마 역을 하게 되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연기적 고민을 많이 하던 중 이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미라의 이야기가 너무나 내 얘기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영화 속 미라는 우울하지만, 오히려 나는 미라와 '프랑스 여자'를 통해 긍정의 마음을 갖게 됐다"며 활짝 미소지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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